[AG 이 종목]⑲ 재도약 남녀 배구, 항저우 아픔 털고 동반 메달 도전

3년 전 항저우서 나란히 '노메달' 수모
최근 국제대회서 꾸준히 성적 내며 '패배주의' 걷어내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6.7.25 ⓒ 뉴스1 손도언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재도약'을 외친 한국 남녀배구가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의 메달에 도전한다.

배구는 1958년 도쿄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도입됐다. 초창기에는 국제 표준인 6인제와 아시아지역에서 널리 쓰이던 9인제 경기가 동시 개최됐던 흥미로운 기록도 있다.

9인제 대회는 1962년 자카르타 대회를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아시안게임 배구는 동아시아 중심의 스피드 배구와 중동의 피지컬 배구가 세력을 나눠 가지며 치열하게 경쟁한 역사를 갖고 있다.

초반에는 일본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며 패권을 쥐었지만 이후 한중일 3파전이 이어졌다. 2010년대 이후로는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배구도 크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아시아와 중동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남자 배구는 일본이 8회로 최다 우승을 기록했고 중국과 한국이 3회로 공동 2위다. 한국 남자 배구의 마지막 금메달은 2006 도하 대회다.

여자 배구는 중국이 9회, 일본이 5회 순으로 많고 한국이 2회로 3위다. 여자 배구는 2014 인천 대회가 마지막 정상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인도에 패한 뒤 아쉬워하는 남자배구. 2023.9.20 ⓒ 뉴스1 신웅수 기자
남녀 배구,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메달 아쉬움을 털어라

한국 남녀 배구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쓰린 눈물을 삼켰다.

당시 남자 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금메달을 노렸는데, 파키스탄 등에 무너졌다. 한국은 대회 공식 개막도 하기 전에 탈락이 확정됐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61년 만의 노메달이었다.

여자 대표팀 역시 베트남·중국에 패하고 네팔에 진땀승을 거두는 등 불안한 행보 끝 17년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결국 남녀 대표팀이 모두 메달 없이 대회를 마쳤다.

믿었던 남녀배구의 동시 추락은 한국 구기 스포츠 위기를 알리는 경종으로 받아들여지며 한국 스포츠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다행히 남녀 배구는 이후 조금씩 반등을 해 왔다.

아시아선수권에 나선 남자배구 대표팀(FIVB 제공)
빠른 공격 앞세워 재도약…조별리그선 중국전이 승부처

남자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실패 이후 외국인 지도자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선임, 빠른 공격 템포의 세계적 트렌드를 이식했다.

또한 수비 위치 선정과 서브 전략에 데이터 분석을 강화했고 이 분야에 대한 성장을 이뤘다.

아울러 허수봉(현대캐피탈), 임성진(상무), 최준혁(대한항공) 등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들을 앞세운 대표팀은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등을 거치며 차근차근 FIVB 세계랭킹 포인트를 끌어올렸고, 꾸준히 국제 경기를 치르며 2025년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 본선에 11년 만에 자력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자 배구는 이를 바탕으로 아시안게임에서도 20년 만의 정상과 명예 회복을 노린다.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AVC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 30일 국내서 열린 바레인과의 두 차례 평가전서 전승을 거두며 기세를 높였다. 아시안게임 직전 일본에서 진행 중인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카타르와 대만을 잡았다.

남자 배구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필리핀, 대만, 중국과 함께 D조에 속했다.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8강부터 토너먼트를 시작한다.

중국전이 조 1위를 결정할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AVC컵에서 우승한 여자배구 대표팀. (AVC 제공) ⓒ 뉴스1
패배주의 걷어낸 여자배구, '차상현 매직' 기대

여자 대표팀 역시 올해 차상현 감독 체제로 출항한 뒤 소집 훈련과 국제대회를 통해 차근차근 팀 수준을 끌어올렸다.

미들블로커 포지션을 적극 활용해 공격 전술을 다양하게 구축했고 국제대회를 자주 치르며 팀 조직력과 실전 감각을 높였다.

무엇보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강등 등으로 침체한 분위기를 바꿔 '패배주의'를 지우는 데 성공한 게 큰 수확이다.

차상현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아래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만큼 '도장 깨기'의 심정으로 힘차게 도전해 보겠다. 지금 팀 분위기는 최상"이라고 밝혔다.

여자 대표팀은 베트남, 홍콩, 카타르와 한 조에 속했다. 여자부도 14개 팀이 3~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2위가 8강에 진출한다.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우선 2023 항저우 대회에서 굴욕을 안겼던 베트남에 빚을 갚는 게 우선이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