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물의 이별 라셈 "할머니 고향에서 행복했어…꼭 돌아오겠다"
기업은행 소속으로 활약했던 한국인 핏줄 외인 라셈
"할머니 살아계셨더라면 기쁨의 눈물 흘리셨을 것"
-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여자 프로배구 IBK 기업은행의 라셈 레베카가 한국을 떠나며 아쉬움을 전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라셈은 2021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기업은행에 입단했다. 실력과 외모는 물론 한국인 할머니를 둔 사실이 밝혀져 더 큰 관심을 모았다. 라셈 역시 "한국에 오게 돼 정말 꿈만 같다. 할머니의 고향에서 인정받고 싶다"며 한국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하지만 라셈의 한국 생활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았다.
라셈은 새로운 스타일의 배구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팀도 초반 부진했다. 더해 심한 내홍까지 겪었다.
성적 부진으로 좋지 않던 분위기 속에 '조송화 사태'가 터졌다. 결국 서남원 감독이 경질됐고 김사니 코치도 팀을 떠났다. "라셈과는 계속 함께할 것"이라던 서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라셈 역시 퇴출이 결정됐다.
라셈은 방출 날짜가 결정된 뒤에도 "끝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며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섰지만, 이별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는 9일 KGC인삼공사와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13일 눈물을 머금고 출국, 5개월의 짧은 한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라셈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엔 행복하고 좋은 일들도 많았다.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싶다"는 말로 다사다난했던 한국 생활을 되돌아봤다.
이어 "기업은행과 봄배구를 함께하지 못하고 도중에 떠난다는 게 참 아쉽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해 속상했지만 내 모든 것을 바쳤기에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자가격리 중 뉴스1과 가졌던 인터뷰에서, 라셈은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으면 할머니 고향부터 찾아보고 싶다"고 밝혔던 바 있다. 라셈은 그 약속을 지켰다.
라셈은 "할머니의 고향 의정부에 방문했다. KOVO컵도 그곳에서 치러졌다. 할머니가 자라신 땅을 내가 밟고 있는 게 꿈만 같았고 할머니와 더 가까워진 느낌을 받았다"면서 "할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한국에서 경기를 하고 한국 팬들의 응원을 받는 나를 보시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라셈은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떠난다. 라셈은 "쉬는 날을 활용해 남산타워, 화성행궁, 해운대 등을 구경했다. 한복을 꼭 입어보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면서 "특히 한국 음식이 훌륭했고 입에 잘 맞았다. 미국서 이미 할머니 나라의 음식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현지에서 직접 맛있는 음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국을 칭찬했다.
5개월의 짧은 동행을 끝낸 라셈은 기업은행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라셈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함께 'IBK'라는 구호를 외칠 때, 다시 이 구호를 외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펐다.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에 임하는 것 자체로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팀원들이 옆에서 도와줬기에 마지막까지 긍정적으로 마음먹을 수 있었다. 함께한 동료들과 팬에게 감사하다. 기업은행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행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라셈은 한국에서 긴 시간 뛰지 못했다. 심지어 퇴출 과정서 아쉬움과 억울함도 많을 법했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한국에 대한 애정이 컸다. 한국과의 연을 끊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라셈은 "가진 경기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팬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나중에 V리그에 돌아왔을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V리그 팬들과의 재회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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