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원의 봄'…슈퍼매치 라이벌, 나란히 '개막 4연승'

K리그1 서울·K리그2 수원, 창단 후 첫 개막 4연승
K리그 최대 라이벌, 1·2부에서 명가 재건 동상동몽

K리그 최고 라이벌 FC서울과 수원삼성, 수원삼성과 FC서울의 맞대결은 '슈퍼매치'라 불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FC서울과 수원삼성, 수원삼성과 FC서울은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대 라이벌이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축구 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을 연고로 둔 두 팀의 만남은 '슈퍼매치'라는 수식어와 함께 때마다 큰 화제를 일으켰다.

'단순한 1경기 이상의 무게감'이라는 게 두 팀에 몸담았던 모든 사령탑과 선수들의 공통된 목소리였고 다른 팀 팬들도 관심을 갖는, 'K리그 최고 히트상품'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명품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두 팀의 위상이 과거와 조금씩 달라지면서 '슈퍼매치'의 가치와 주목도도 조금씩 떨어졌다. 급기야 수원삼성이 2023년 K리그1에서 강등, 2024년부터 두 팀의 뛰는 무대가 달라지면서 '슈퍼매치'는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초라해진 서울과 수원, 수원과 서울이 2026년 봄 오랜만에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서 있다. 서로 각기 다른 곳에서 나란히 '개막 4연승' 신바람을 내고 있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 홈경기에서 5-0으로 크게 이겼다. 여러 마리 토끼를 수확한 경기였다.

지난해 야유를 들어야 했던 김기동 감독은 서울 팬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개막전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2-1로 꺾은 서울은 제주(2-1), 포항(1-0)을 연거푸 제압한 것에 이어 광주까지 대파하면서 4연승을 질주했다. 서울이 개막 4연승에 성공한 것은 1983년 창단 이후 처음이다.

서울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일정으로 다른 팀들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고도 선두에 올랐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2만4122명이 입장해 함께 잔치를 즐겼다. 이번 시즌 K리그1·2 통틀어 최다 관중이었다.

서울은 지난 시즌 '기성용 이적' '버스 가로막기' 등 생각지 못한 이슈로 애를 먹다가 최종 6위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에 그쳤다. 김기동 감독과 함께 하는 3년차, 올해 서울은 무조건 결과가 중요한데 일단 출발은 더 없이 좋다.

지난해 '김기동 아웃' 야유가 나오던 상암벌에는 김기동을 연호하는 환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김 감독은 "외로운 시간을 버티니까 이런 기회가 다시 왔다. 올해는 서울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뭔가를 이룰 수 있는 한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루 앞서 21일, 수원삼성은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4라운드에서 김해FC를 3-0으로 완파했다. 이정효 감독과 함께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각오로 새 시즌에 임하고 있는 수원도 4연승 질주를 이어갔다. 비록 2부리그이기는 하지만, 1995년 창단한 수원의 개막 4연승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효 신드롬'을 일으키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수원삼성(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고 인기구단 수원삼성이 2023년 K리그1 최하위로 강등 철퇴를 맞은 것은 리그 전체에 엄청난 파장을 안긴 사건이었다. 그래도 곧바로 돌아오겠지 싶었던 수원은 2024년 K리그2 6위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2위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제주SK를 넘지 못하고 여전히 2부에 머물러 있다.

'더 이상 안 된다'는 큰 위기 의식 속 '모기업'이 직접 움직인 수원삼성은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지도자 이정효 감독을 품으면서 '명가 재건'을 위한 시동을 거뒀다. 당장의 성적부터 앞으로의 방향성까지 이 감독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면서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는데 출발은 기대 이상이다.

'이정효 신드롬', '이정표 매직'이라는 표현과 함께 수원의 승승장구가 이어지고 있다. 결과와 내용은 물론 "선수들의 간절한 자세가 달라졌다"는 것이 축구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수원팬들은 다시 자부심 넘치는 응원으로 K리그2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김기동 감독의 FC서울이나 이정효 감독과 손잡은 수원삼성 모두 올 시즌 지향점은 분명하다. 클럽의 이름값에 어울리는 성적이 나와야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서울과 수원, 수원과 서울 '슈퍼매치' 라이벌 클럽의 배수진 시즌인데, 일단 봄 향기가 물씬 나고 있다.

lastunc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