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만큼이나 치열한 월드컵 베이스캠프 경쟁…FIFA 기준 뭘까
조 추첨 후 각국 발 빠르게 '전진기지' 파악 나서
중복 시 기준 따라 배분…"무조건 랭킹 순 아냐"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내년 6월 개막하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편성이 마무리되면서 본선 진출국들은 좋은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3개국(미국, 멕시코, 캐나다)에서 공동 개최하고 48개국으로 확대 운영하는 최초의 대회인 북중미 월드컵은 각국이 현지 전진 기지로 삼는 베이스캠프 선정 과정도 전과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원하는 곳을 빨리 '찜'해서 FIFA에 제출하는 팀에게 베스트캠프 우선권이 주어지는 '선착순'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참가국들이 희망 후보지를 우선 순위와 함께 적어 제출하면 FIFA가 캠프를 배정하는 식이다.
복수의 팀이 같은 캠프를 원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면 FIFA는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알려진 우선순위는 FIFA 랭킹이다. 희망 후보지가 중복되면 FIFA 랭킹이 높은 팀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5일 "참가국의 희망 베이스캠프가 겹칠 시 FIFA의 최우선 기준은 포트"라고 밝혔다. 조추첨을 위해 FIFA 랭킹을 기준으로 나눈 4개의 포트가 베이스캠프 선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포트1에 속한 멕시코나 브라질, 스페인 등이 원하는 지역과 포트2와 포트3 국가들이 희망하는 베이스캠프 후보가 동일할 시 랭킹 높은 포트1 국가에게 우선권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이는 평소 A매치에서 꾸준한 포인트를 쌓은 팀에게 이점을 제공한다는 FIFA의 일관된 방침과 궤를 같이 한다. '동일한 포트' 국가들끼리 경쟁하게 되면 '거리'를 따진다.
협회 관계자는 "같은 포트 국가가 같은 캠프를 희망하면 FIFA 순위가 아닌 경기장까지의 이동거리를 기준 삼는다. 같은 포트 국가들의 경기장 이동거리까지 차이가 없다면, 그땐 다시 FIFA 랭킹을 살핀다"고 전했다.
지난 14일(한국시간) 과달라하라를 연고지로 둔 멕시코 클럽 아틀라스FC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콜롬비아 대표팀 관계자들이 구단 훈련 시설(AGA 아카데미)을 방문해 시설 전반을 점검했다"면서 "훈련장의 기능과 구성 등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과달라하라는 월드컵 본선 A조에 배정된 홍명보호가 조별리그 1, 2차전을 펼치는 장소다. 대표팀은 내년 6월12일 오전 11시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유럽 PO 패스D(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 승자와 1차전을 치른다. 두 번째 상대는 멕시코로 19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맞붙는다. 동선만 따지면, 이동거리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곳이다.
같은 장소를 살펴본 콜롬비아는 K조에 속한 팀으로 멕시코시티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차전을 치르고 과달라하라에서 대륙 간 PO 1조 승자(뉴칼레도니아, 자메이카, 콩고민주공화국 중 한 팀)와 2차전을 갖는다.
콜롬비아의 FIFA 랭킹은 13위로 한국(22위)보다 앞서지만 동일한 포트2 국가다. 협회 관계자는 "만약 한국과 콜롬비아가 동일한 장소를 희망한다면 포트가 같기에 조별리그를 치르는 경기장까지의 이동거리를 따진다. 그러면 1, 2차전을 모두 같은 경기장에서 치르는 한국이 선정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한국도 콜롬비아도 과달라하라를 희망한다는 보장은 없다.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귀띔했다.
이어 관계자는 "지난 10월 축구협회 답사팀이 멕시코를 찾아 후보지 4곳을 살펴봤고 조추첨 후 홍명보 감독과 함께 4곳의 추가 후보지를 살폈다. 이제 답사 정보를 토대로 면밀한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홍명보 감독님도 지금 고민이 많다. 입국장에서 말했듯 과학적인 분석을 거쳐서 어떤 곳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 판단해 우선순위를 정할 것"이라고 알렸다.
본선 참가국들의 희망 베이스캠프 제출 기한은 내년 1월9일까지다. 각국은 후보지 5곳을 제출하게 된다. 경기장까지 동선이 중요한 항목이기는 하지만 기후와 고지대 등 살필 것이 많기에 섣불리 후보지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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