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큼 간절한 4위…FC서울,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파이널A 첫 경기서 '0-2→4-2' 역전승으로 반등
4위 포항에 3점차...ACL 진출권 걸린 4위 간절
-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0시즌 9위, 2021시즌 7위, 2022시즌 9위, 2023시즌 7위.
딱히 자랑스럽지 않은 이 성적의 주인공은 FC서울이다. 한때 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이었는데 어울리지 않는 위치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좀처럼 하위 스플릿을 벗어나지 못하는 암흑기에 머물던 서울은, 2024시즌 5년 만에 파이널 A그룹으로 돌아와 최종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서울이 있어야할 위치로 되돌려 놓겠다"는 포부로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과 함께 빚은 성과였다.
비록 우승 경쟁을 펼치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기동 체제 첫 시즌'이라는 전제를 감안하면 분명 나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김기동 2년차'인 2025년 FC서울은 기대 실린 조명을 많이 받았다. 여기저기서 우승후보라는 목소리가 들렸고, 공공연히 떠들진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도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지금 서울은 '애매한' 위치에 있다.
FC서울은 정규리그(33라운드)를 5위로 마쳤다. 추락하는 강호들이 매년 발생하는 흐름 속에서 다시 상위 스플릿에 올랐으니 소기의 성과지만 그렇다고 박수갈채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남은 4경기가 중요하다. 끝이 좋으면 느낌이 달라진다. 일단 발판은 잘 마련했다.
FC서울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4라운드이자 파이널 1라운드에서 4-2로 승리했다. 2골을 먼저 내줬으나 후반전 4골을 몰아쳐 만든 역전승이다.
서울은 전반 11분과 후반 7분 연속 실점, 0-2까지 끌려갔다. 최근 정규리그 3경기 2무1패로 부진했고 22일 주중 경기로 열린 ACLE 상하이 선화 원정에서도 0-2로 패한 서울로서는 갑갑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후반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김기동 감독은 후반 19분 린가드, 류재문, 문선민을 동시에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준 게 적중했다. 린가드가 멀티골을 터뜨리고 류재문이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확 바꾼 서울은 최종 4-2로 승리해 무승 고리를 끊어냈다.
모처럼 승리한 서울은 12승12무10패(승점 48)가 되면서 4위 포항스틸러스(승점 51)와 승점 차를 3점으로 좁혔다. 만약 졌다면 7점으로 벌어졌을테고, 시즌 종료까지 4경기 남은 상황에서 뒤집기 어려운 격차다. 그러나 짜릿한 역전승으로 '4위 탈환' 불씨를 살렸다.
현 시점 서울에게 4위는, 마치 우승처럼 간절한 지향점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순위이기도 하다. 나란히 승점 58점으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천상무와 대전하나시티즌의 자리를 넘보긴 어렵다. 하지만 3점차로 추격한 포항의 4위는 빼앗을 수 있다.
4위는 다음 시즌 ACL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자리기도 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이 코리아컵 결승에 올라 있어 2관왕도 가능하고 AFC 라이선스가 없는 군팀 김천상무의 2~3위 가능성도 높아 올해 ACL 티켓은 최대 5위에게도 돌아갈 수 있다. 그래도 일단 4위 이내에 들어야 마음이 놓인다.
FC서울 관계자는 "올해 5시즌 만에 ACL에 복귀했는데 선수단도 프런트도 팬들도, 전과 다른 에너지가 느껴진다. K리그와 병행이 고되지만 모두 즐겁게 임하고 있다"면서 "어렵사리 복귀한 ACL 무대인데 다음 시즌 나가지 못한다면 연속성이 끊어진다. FC서울은 더 크고 넓은 무대로 나아가야한다. 모든 구성원이 '4위' 탈환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9월 중순 7위까지 떨어질 때만해도 암울했던 서울인데 일단 고비는 넘겼다. 끝까지 목표가 남아 있다는 것도 다행이다. 여기서 멈추는 것과 '오를 수 있는 최대한 높은 곳'을 찍는 것은 다음 시즌과 다가올 시간들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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