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만 3승' 유해란 "휴식이 터닝포인트…'쉬는 것도 연습' 깨달아"

LPGA 이어 KLPGA 메이저 제패…"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
"잘 하려고 힘쓰면 오히려 과부하…기다리면 기회 온다"

유해란이 4일 열린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가져가지 못했던 '메이저 타이틀'을 올해만 3차례 차지했다. 유해란(25·다올금융그룹)은 "부상으로 인한 휴식을 통해 '쉬는 것도 연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유해란은 4일 경기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최종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추가,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솔과 김민주가 이븐파 288타로 공동 2위에 자리한 가운데 4타 앞선 유해란이 여유 있게 정상에 올랐다.

유해란은 이로써 올 시즌 세 번의 우승을 모두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주 무대인 그는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7월 에비앙 챔피언십 등 메이저대회 2연승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2년 2개월 만에 출전한 국내 대회이자 KLPGA 메이저대회였는데, 유해란은 또 한 번 정상에 오르며 물오른 기량을 뽐냈다. 그는 KLPGA에서도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통산 6승을 기록했다.

유해란이 4일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해란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 커리어나 골프를 좋아하는 마음이 달라진 건 아니었다"면서 "언젠가 한 번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으며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했다.

올 시즌 급격히 성적이 좋아진 계기로는 '휴식'을 꼽았다. 유해란은 지난 5월 작은 수술을 받으며 5주간 자리를 비웠는데, 복귀전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바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생각도 바뀌었다.

유해란은 "쉬는 동안 내가 골프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느꼈고, 빨리 공을 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쉬는 것도 중요하고, 쉬는 것도 연습이라는 말을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의 기술이 뛰어나지만, 골프를 너무 붙잡고 몰아붙이면 에너지가 고갈돼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이번 대회 전에도 약 4주간 대회가 없었고, 연습은 소화했지만 휴식에 좀 더 집중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그런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해란.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유해란이 꼭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이기도 하다.

그는 '2019년 아마추어 시절 이 대회에 출전했는데 17번 홀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던 기억이 있다"면서 "언젠가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그간 남아있던 아쉬움이 해소된 느낌이 든다"며 활짝 웃었다.

'난코스'로 세팅된 이번 대회에서 유해란은 최종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LPGA투어에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유해란은 "LPGA투어에서 뛰면서 기술도 좋아졌지만 골프를 대하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예전엔 잘 안 풀릴 때 어떻게든 바로 잘해보려고 힘을 쓰다 오히려 과부하가 왔다. 지금은 안 풀려도 받아들이고, 기다리면 다시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해란은 미국 진출을 꿈꾸는 유망주들에게도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그는 "이번에 함께 경기해 본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기량이 뛰어나고, 당장 미국에 가도 충분할 정도"라면서 "다만 한 번 못 한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순간의 결과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코스 안에서 경기를 즐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