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주고 산 꿈이 우승으로…박상현 "아내 '똥 꿈'이 행운으로"

KPGA 투어 최종전 정상…"만족스러운 시즌 마무리"
20년 만에 40대 시즌 2승…"특별한 체력 관리 없어"

KPGA 투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박상현. (KPGA 제공)

(서귀포=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종전에서 정상에 오른 박상현(42)이 아내의 꿈 덕에 우승을 차지했다며 기뻐했다.

박상현은 9일 제주 서귀포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박상현은 10언더파 278타의 이태희(41)를 1타 차로 제치고 시즌 2승과 함께 KPGA 통산 14승을 달성했다.

박상현은 1, 2라운드 연속 선두를 지켰지만 3라운드에서 흔들려 공동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경험이 풍부한 박상현은 최종 4라운드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우승 후 박상현은 "오늘 강한 바람이 예보돼 있어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바람이 내게 '신의 한 수'가 됐다"면서 "강한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 누구보다 많이 플레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험과 함께 박상현의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은 아내의 '똥 꿈'이다.

박상현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아내가 꿈을 꿨는데 똥을 담으면 담을수록 줄지 않고 계속 생겼다고 하더라. 좋은 꿈이라고 사라고 해서 1000원에 샀다"고 웃은 뒤 "좋은 꿈 덕에 첫날부터 좋은 결과가 나왔고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좋은 마무리지만 박상현은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올 시즌 2승을 거두고 최악이라고 표현하면 건방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스윙과 샷 부분에서는 부족함이 많았다.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면서 "우승을 차지한 대회를 제외하고는 단 1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 대회 우승은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2025시즌을 돌아봤다.

지난 2003년 KPGA에 입회한 박상현은 여전히 KPGA 투어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면서 꾸준히 결과를 내고 있다. 그리고 2005년 최광수 이후 20년 만에 단일 시즌 2승을 기록한 40대 선수라는 기록도 썼다.

꾸준한 활약에 박상현은 "사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고, 식단도 지키지 않는다. 이렇게 롱런을 하는 것이 나도 신기하다"면서 "후배들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K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