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박인비, 에비앙 부진은 '퍼팅' 탓?
세계랭킹 1위도 위협…2위 수잔 페테르센과 1.81점 차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골프여왕'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퍼팅이 흔들리며 23주간 지켜온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위협받기 시작했다.
박인비는 16일 막을 내린 올 시즌 5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8오버파 221타, 공동 67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 시즌 메이저대회 4승에 도전했던 박인비는 대회 1라운드부터 부진했다. 1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치며 출발한 박인비는 결국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대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수 없지만 이번 시즌 박인비의 행보와 비교할 때 공동 67위는 실망스럽다. 공동 67위는 이번 시즌 박인비가 출전했던 18개 대회 성적 중 2번째로 나쁜 기록이다. 박인비는 지난 5월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에서 공동 107위(4오버파 141타)로 부진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박인비가 부진한 이유로는 평소 장점으로 꼽혔던 퍼팅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3라운드 동안 총 96번의 퍼팅(31, 34, 31)을 시도했다. 이는 박인비가 이번 시즌 기록한 평균 퍼팅 수(29.59타)보다 높은 수치다.
임경빈 J골프 해설위원은 "박인비는 딱딱하고 빠른 그린을 선호하는데 이번 대회가 열린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의 그린은 무른 편이었다"고 말했다.
임 위원은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이 메이저대회로 승격되면서 그린을 새롭게 교체했다. 그린이 자리 잡고 숙성이 되려면 2년에서 3년은 걸린다"며 "또 비가 내리는 날씨에서 그린 스피드를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16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박인비는 12.53점을 받으며 23주 연속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세이프웨이 클래식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10.72점으로 박인비를 바짝 추격했다. 박인비는 지난 주 랭킹에서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3.02점 앞섰지만 이번 주 페테르센과의 격차는 1.81점으로 좁혀졌다.
지난 6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박인비는 세계랭킹에서 루이스, 페테르센 등에 4점차 이상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박인비는 출전한 5개의 대회에서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하며 부진했다.
그 사이 페테르센은 2승(세이프웨이 클래식, 에비앙 챔피언십), 루이스는 브리티시여자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박인비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남은 대회에서 페테르센의 선전이 이어지고 박인비의 부진이 거듭된다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한 시즌 메이저대회 4승은 실패했지만 박인비에게는 한국인 최초의 올해의 선수상 수상이라는 목표가 남아있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에 시즌 개막 후 3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한 박인비는 시즌 6승을 기록 중이다. 페테르센(3승), 루이스(3승)에 비해 메이저대회 승수, 총 승수 등 모든 부분에서 앞서 있다.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 레이스에서도 281점으로 선두에 올라있다. 2위 페테르센(204점), 3위 루이스(183점)와의 격차가 아직 큰 상황이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LPGA는 이번 시즌 7개의 대회를 남겨 두고 있다. 시즌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박인비가 남은 대회에서 퍼팅 감을 되찾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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