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간 달려온 아시안게임, 오늘 폐막…한국, 성과와 과제 함께 남겼다[AG]

금메달 39개, 44년 만에 최소…·양궁·수영·태권도·유도는 아쉬움
안세영·오상욱 2연패로 건재·…구기 종목·근대 5종·펜싱 선전

대한민국 안세영이 29일 일본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고 있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꺾고 2연패를 달성했다. 2026.9.29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16일간 이어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4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한국 선수단은 종합 3위를 지켰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금메달 39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68개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금메달 수만 놓고 보면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가장 적은 기록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49개로 줄어든 뒤 2022 항저우 대회 42개, 이번 대회 39개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모든 종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랫동안 침체했던 구기 종목의 반등은 분명한 성과로 남았다.

농구는 남녀 대표팀과 남자 3X3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내며 무려 3개의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야구와 축구는 결승전에서 일본을 제압하고 각각 5연패와 4연패 대업을 달성했다. 여자 핸드볼도 일본을 제치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복귀했다. 구기 종목이 항저우 대회보다 한층 나은 성적을 거두며 한국 선수단의 금메달 감소 폭을 줄였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 주장 강이슬, 최이샘이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태극기를 든채 코트를 돌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개인 종목에서는 펜싱 오상욱, 배드민턴 안세영, 골프 김주형 등이 기대에 부응했다. 오상욱은 개인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올랐고,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다. 김주형도 남자 골프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이름값을 했다. 양궁 리커브 이우석도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달성했다.

새로운 메달리스트가 등장한 종목도 있다.

처음 도입된 테크볼에서는 이준석이 초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쿠라시에서도 김민영이 한국 선수단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다. 승마 남동헌과 요트 하지민, 카누 조광희와 김효빈 등이 비인기 종목에서도 금메달 소식을 전했다.

한국 테크볼 사상 첫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메달리스트가 된 이준석이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안은나 기자

다만 이를 한국 스포츠 전반의 세대교체나 새로운 금맥의 확대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전통적인 투기 종목과 기초 종목에서의 부진이 더 크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양궁과 수영의 부진은 뼈아팠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던 양궁은 금메달 3개에 그쳤고, 여자 리커브에서는 아시안게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인도의 약진과 중국·대만의 추격 속에 한국의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있음을 확인한 대회였다.

수영도 금메달 1개에 머물렀다. 간판 김우민의 부상도 있었으나, 항저우에서 6개의 금메달을 가져왔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태권도와 유도 등 투기 종목도 아쉬움을 남겼다. 태권도는 금메달 3개를 따냈지만 이 가운데 2개가 품새에서 나왔고, 겨루기에서는 송다빈의 금메달 1개에 그쳤다. 유도 역시 허미미가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따냈지만 은메달 3개와 동메달 4개에 머물렀다.

탁구는 금메달은 물론 은메달도 따지 못했고, 육상과 레슬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일 일본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 오예진이 시상식을 마치고 아쉬운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한국 선수단의 성적과 별개로 대회 운영에서 여러 과제가 남았다.

선수단 수송과 숙소 배정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했고, 국가 연주 오류와 선수단 소개 오류 등 운영 미숙이 잇따랐다. 한국 선수단을 잘못된 국가명으로 소개하거나 경기에서 북한 국가가 나오는 일도 발생해 조직위가 사과했다.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금메달을 안긴 축구 대표팀의 시상식 때는 태극기가 제대로 게양되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또한 대회 막바지에는 유도 경기장에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펼쳐 응원하는 모습이 등장하면서 역사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앞서 야구장에서는 욱일기 반입 금지 안내판이 설치됐다가 철거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게양되지 않고 있다. 2026.10.3 ⓒ 뉴스1 김도우 기자

숙소와 수송 문제는 다른 나라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참가 인원이 예상보다 늘면서 객실 중복 배정과 잘못된 숙소 배정, 교통 문제 등이 발생했다. 연이은 사건 사고에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장이 공식으로 사과하기도 했다.

선수촌 숙박과 수송 문제를 비롯해 훈련장과 경기장 운영 과정에서 각종 혼선이 이어졌고, 잘못된 경기장 안내와 국가·선수 이름표기 오류 등도 발생했다. 대회 현장에서 불거진 욱일기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국제종합대회를 치르는 조직력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국 스포츠의 강점과 약점이 동시에 드러난 대회였다. 축구, 야구, 농구 등 구기 종목의 부활과 일부 종목의 새로운 메달 획득은 긍정적인 성과였지만, 양궁, 수영을 비롯해 태권도, 유도 등 기존 강세 종목의 경쟁력 저하는 분명한 과제로 남았다.

금메달 39개라는 결과는 한국 스포츠가 아시아 정상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종목별 경쟁력과 선수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에 놓였음을 보여줬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