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AI 카타고와 '페어 바둑'서 스승 조훈현 9단 제압

165수 만에 불계승…"AI와 호흡 어려움 겪었다"

조훈현 9단(왼쪽)과 이창호 9단(오른쪽)이 21일 서울 중구의 신라호텔 에메랄드 홀에서 열린 '조훈현·AI VS 이창호·AI' 특별대국에 임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창호 9단이 인공지능(AI) 카타고(KataGo)와 팀을 이뤄 펼친 특별 대국에서 '스승' 조훈현 9단을 제압했다.

이창호 9단은 21일 서울 중구의 신라호텔 에메랄드 홀에서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조훈현·AI vs 이창호·AI' 특별대국에서 165수 만에 조훈현 9단에게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번 대결은 두 기사가 최상위 바둑 AI 프로그램인 카타고와 한 팀을 이뤄 '페어 바둑'으로 진행됐다. 인간이 한 수씩 먼저 두면 AI가 차례로 다음 수를 잇고, 다시 인간이 이어받는 방식이다.

약 90분 동안 이어진 대국 초반 조훈현 9단과 카타고가 빠른 행마로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이창호 9단과 카타고가 두터움을 바탕으로 중앙 전투에서 역전에 성공, 승리를 따냈다.

대국 후 조훈현 9단은 "내 수읽기에 맞춰야 하나 AI의 생각에 맞춰야 하나 고민하다 내용이 엉뚱하게 흘렀다"고 웃은 뒤 "(AI가) 내 생각대로 따라줬으면 매끄럽게 진행됐을 텐데, 너무 강해서 오히려 이해가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이창호 9단은 "AI가 워낙 강해서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AI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선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대국 중 당황도 많이 했지만 새롭고 설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기원은 "이번 대국은 바둑이 AI 시대의 서막을 알린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되짚고 인간과 AI가 공존하며 만들어갈 새로운 바둑의 가능성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대국의 의미를 설명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