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트랙 떠나는 강다슬 "항상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여자 단거리 간판…"좋은 후배들, 새로운 기록 써주길"

트랙을 떠나는 여자 육상 단거리 간판 강다슬.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부산=뉴스1) 김도용 기자 = 한동안 여자 육상 100m 간판으로 활약했던 강다슬(33·광주시청)이 정들었던 트랙을 떠나며 눈물을 흘렸다. 현역 시절에 부상과 싸우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강다슬은 후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으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강다슬은 19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100m 결선에서 12초19를 기록해 4위를 기록했다.

이번 전국체육대회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강다슬은 레이스를 마치고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와 함께 뛴 이은빈(해남군청), 김소은, 김다은(이상 가평군청) 등은 대선배의 마지막에 박수를 보냈다. 또한 강다슬의 팬과 지인들은 그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하며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강다슬은 그동안 한국 여자 100m를 대표한 선수다. 2016년 강다슬은 11초63을 작성하며 1994년 이영숙이 작성한 한국 기록(11초49)을 경신할 주자로 꼽히는 등 빼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여기에 수려한 외모로 많은 육상 팬을 보유했다.

하지만 강다슬은 잦은 부상과 부침을 겪었고, 한국 기록을 새로 쓰지 못하며 스파이크를 벗었다.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강다슬은 "3주 전까지 다리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참가하지 못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완주했다. 마지막 경기여서 시상대에 오르고 싶었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트랙을 떠나는 여자 육상 단거리 간판 강다슬. /뉴스1 ⓒ 뉴스1 김도용 기자

이어 "어릴 때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로 기억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항상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남고 싶다"면서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고 부상이 많아도 할 수 있는 선에서 항상 최선을 다했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강다슬은 "서른 중반이 되면서 어느 순간 훈련하고 회복하는 데 예전과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배들과 경쟁에도 부담을 많이 느꼈다.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을 때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전국체전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강다슬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그의 성장과 발전을 막은 부상은 안타깝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 것도 부상 탓이었다.

강다슬 역시 "선수 시절 아쉬운 거는 한창 좋을 때 자꾸 다쳤다는 점이다. 부상 방지를 위해 관리를 열심히 했는데, 노력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봤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이 2018년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몸 상태가 제일 좋았는데, 다쳐서 선발전에 나서지 못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는 원래 선발전을 통과했는데,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또 인연이 안 맺어졌다. 2022년 크게 다쳐서 몸을 끌어 올리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현역에서 물러난 강다슬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면서 새로운 삶을 지낼 예정이다. 강다슬은 "쉬면서 아이를 가질 계획이다. 지도자는 지금 당장 생각이 없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고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강다슬은 "어린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기량을 끌어 올려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훌륭한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잘해줄 것"이라며 "육상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후배들을 응원했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