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진선유 "올림픽은 운명…자신과의 싸움 이겨내길"

[레전드가 평창에]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편집자주 ...뉴스1은 무술년 새해 첫날부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때까지 [레전드가 평창에]라는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종목을 막론, 대한민국 스포츠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찍어낸 전설들이 대회에 참가하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수년 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뜨거운 땀을 흘렸던 대표선수들이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후회 없이 쏟아내길 바라며, 선배들의 격려처럼 그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에 주자로 참여한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 진선유./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맹선호 기자 = 안녕하세요, 진선유입니다.

이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도 채 열흘을 남기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단국대 빙상코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에는 해설위원으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올림픽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포츠이벤트입니다. 모든 올림픽이 중요하지만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다보니 쇼트트랙 선수였던 저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올림픽은 다른 대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항상 경쟁하던 선수들과 무대를 바꿔 겨루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회가 임박하면 선수들도 평소보다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현역 시절 한 외국인 선수는 올림픽을 위해 하지 않던 운동을 하다 스스로를 망치기도 했습니다. 저희도 당시 대회를 앞두고 예민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했던 기억이 납니다. 올림픽이라는 글자 자체가 국민들이나 선수들에게나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2006 토리노올림픽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금메달 하나를 목표로 출전했는데 1000m와 1500m, 계주에서 3개를 목에 걸었습니다.

부담도 컸습니다. 1000m에서 처음 금메달을 땄을 때는 정신이 없었습니다. 두번째는 계주였는데 제가 마지막 주자여서 가장 긴장하고 경기에 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마지막 1500m는 메달에 대한 생각은 없었습니다. 지속되는 일정에 지쳐 컨디션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경기에 임하다 보니 3번째 금메달까지 얻게 됐습니다. '올림픽은 운명'이라는 말이 와닿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이 갖는 부담도 매우 클 것입니다. 동계 종목 중에서도 쇼트트랙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수확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메달을 못 따면 안 되는 종목이 되어버렸습니다.

스스로 아니라고 말해도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국내에서 열리니 중압감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에게는 해주고 싶은 말은 스스로를 믿으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훈련을 잘 진행해왔고 성적도 좋았으니 자신감을 갖고 올림픽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합니다.

더불어 평창올림픽에 나서는 모든 선수단 여러분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mae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