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 김현수부터 최원준·한승택까지…KT 1위 이끈 '신의 한 수'

간판 강백호 떠나 보냈지만 발빠른 움직임으로 손실 최소화
'MVP급' 힐리어드도 '대성공'…외인투수 '평작'에도 선발 굳건

KT 위즈 김현수.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우승 청부사' 김현수부터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거듭난 최원준, 알짜배기 활약을 펼친 한승택까지. KT 위즈의 정규시즌 우승 뒤에는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영입한 '신의 한 수'가 있었다.

KT는 5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9-0으로 이겼다. 같은 시각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5-7로 패하면서 KT는 매직넘버를 '0'으로 만들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시즌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는 오프시즌 큰 고비를 맞았다. FA 시장이 당초 구상대로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유격수 박찬호의 외부 영입을 노렸지만 두산의 공세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기에 간판타자 강백호를 한화 이글스에 빼앗긴 것도 뼈아팠다. 직전 몇 시즌 동안 부침을 겪었다고는 해도 20대 홈런 타자이자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한 선수를 다른 팀에 내준 타격은 작지 않았다.

그러자 KT는 곧바로 '플랜 B'를 가동하며 전력 보강에 몰두했다. 베테랑 김현수를 3년 최대 50억 원에 영입했고, 외야수 최원준도 4년 최대 48억 원에 데려왔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영입이었지만 김현수와 최원준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KT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KT 위즈 최원준. ⓒ 뉴스1 김기남 기자

김현수는 38세의 베테랑임에도 여전한 경쟁력을 과시했다. 4일 기준 타율 0.285에 13홈런 9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0을 기록했다. 타격 생산력이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찬스에서의 집중력은 여전했다.

김현수의 가치는 그라운드 밖에서 더욱 빛났다. 후배 선수들을 때로는 다독이고 독려하는 한편, 필요할 때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강철 감독이 "그동안 김현수를 데리고 있던 감독들은 좋았겠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김현수는 두산과 LG에 이어 세 번째 소속팀인 KT에서도 우승을 경험하게 됐다. 실력과 리더십을 두루 갖춘 그는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최원준 역시 우승 주역으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4일 기준 타율 0.352에 9홈런 72타점 119득점 27도루 197안타를 기록했다. 타격 3위, 최다안타 공동 1위, 득점 1위, 출루율 3위 등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활약했다.

FA를 앞둔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부진을 겪으며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되기까지 했던 최원준은 올 시즌 절치부심했다.

KT와 계약한 직후에는 몸값을 두고 '오버페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현재 그런 꼬리표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최원준은 실력으로 자신을 향했던 물음표를 지웠다.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포수 한승택의 영입도 쏠쏠했다. KT는 한승택과 4년 최대 10억 원에 계약했다.

수비를 중시하는 이강철 감독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장성우와 신예 포수 조대현·강현우 사이를 메워줄 포수를 원했고, 그렇게 한승택 영입이 성사됐다.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인 한승택은 올 시즌 124경기에 출전해 KT 포수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장성우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도, 조대현과 강현우가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을 때도 이 감독이 믿고 안방을 맡길 수 있는 자원이었다.

KT 위즈 샘 힐리어드. ⓒ 뉴스1 김기남 기자

외국인 타자 영입도 '대성공'이었다. 샘 힐리어드는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MVP급' 활약을 펼쳤다.

힐리어드는 4일 기준 타율 0.303에 41홈런 127타점, OPS 0.950을 기록했다. 홈런 공동 1위와 타점 1위, OPS 4위에 이름을 올리며 김도영(KIA), 오스틴 딘(LG)과 MVP 경쟁을 벌이기에 부족함 없는 성적을 냈다.

수비와 주루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는 점도 다른 외국인 타자들과 차별화되는 힐리어드의 강점이다. 중견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갖췄고, 10도루를 기록할 정도의 주력까지 겸비했다.

반면 외국인 투수 영입은 '평작'에 가까웠다. 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던 케일럽 보쉴리와 맷 사우어를 모두 교체하고 로건 앨런과 데이비스 대니엘을 데려왔다. 대니엘은 구위가 다소 약해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앨런은 기복을 보였다.

그럼에도 KT 선발진은 리그 최상위권의 경쟁력을 유지했다. 고영표와 소형준, 배제성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선발 자원인 오원석이 부진하자 곧바로 불펜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두꺼운 투수진도 갖췄다.

결국 간판타자 강백호를 떠나보내고 당초 노렸던 박찬호 영입에도 실패했지만 KT는 발 빠른 대처로 전력 손실을 최소화했다.

김현수와 최원준, 한승택에 힐리어드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이들의 합류는 KT가 다시 정규시즌 정상에 서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