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파이어볼러' 기대했는데…한화 '영건' 문동주·김서현은 아프다

문동주 어깨 관절 와순 부상…김서현은 멘탈 '와르르'
문동주, 수술 후 재활 사활…김서현 '시간이 필요해'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김서현. (한화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년 문동주, 2023년 김서현이 차례로 등장했을 때의 기대감은 어마어마했다. 시속 150㎞를 가볍게 넘기고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영건의 등장은, 소속팀 한화뿐 아니라 모든 야구팬을 설레게 했다.

부침은 있었지만 둘 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잘 성장해 왔다. 지난해 한화의 한국시리즈 준우승 주역을 말할 때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문동주와 김서현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었다.

'안정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두 영건은 불과 한 시즌 만에 무너졌다. 문동주는 몸이, 김서현은 마음이 아프다. '상수'로 여겼던 두 투수가 급격히 흔들리자 소속팀 한화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한화 문동주. ⓒ 뉴스1 김기남 기자

◇그렇게 관리해 줬는데…끝내 버티지 못한 문동주

문동주는 지난 2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정밀 검진 결과는 우측 어깨 관절와순 손상. 문동주는 수술을 결정했고 최소 1년 이상은 마운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어깨 부상, 그중에서도 문동주가 다친 관절와순 부상은 투수에겐 치명적이다. 수술 이후 예전의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특히 한화 입장에선 나름 세심하게 관리를 해왔기에 문동주의 부상이 더욱 아플 수밖에 없다.

한화는 데뷔 이후 한동안 문동주의 연간 투구 이닝을 제한했고, 통증이 있을 때마다 휴식을 취하게 하는 등 관리했다. 이에 지난 시즌까지 문동주는 단 한 번도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운 적이 없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다소 타이트한 등판이 있었지만, 이를 '혹사'로 규정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문동주는 한국시리즈에서 구속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승선에 실패한 뒤 새 시즌 6경기 만에 큰 부상에 맞닥뜨리고 말았다.

한화 김서현.ⓒ 뉴스1 김기남 기자

◇지난해 '악몽' 계속?…멘탈도 제구도 흔들리는 김서현

반면 김서현은 몸이 아프지는 않다. 아픈 곳 없고 구속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기에 더욱 힘들다.

제구 불안은 김서현의 '고질병'과도 같았는데,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양상문 코치를 만난 이후 지난 시즌 빠르게 좋아졌다.

그런데 지난해 막판 김서현이 흔들렸다. 정규시즌 막판 SSG전에서 현원회, 이율예에게 잇따라 홈런을 맞아 3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이 소멸했다.

그래도 김경문 감독은 믿음을 거두지 않았으나, 김서현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을 찾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다시 한번 3점 차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고, 결국 팀의 준우승을 지켜봐야 했다.

이 악몽이 올해도 지속되는 모양새다. 올 시즌 초반부터 계속 볼넷을 남발하며 제구가 흔들렸고, 지난달 14일 삼성전에서 7사사구를 내주는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이후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와서도 달라지지 않자 결국 2군에 내려갔는데, 딱 열흘을 채운 뒤 올라온 7일 KIA전에서도 5타자를 상대로 2피안타 3사사구 4실점(3자책)으로 또 무너졌다.

김경문 한화 감독. ⓒ 뉴스1 김기남 기자

◇문동주도, 김서현도…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문동주의 부상은 '불가항력'에 가까웠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160㎞의 강속구를 던질 재능을 갖췄지만, 몸은 그 부하를 견뎌내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문동주는 수술 이후 최소 1년 이상의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같은 팀 선배 류현진(39)이 이 수술 이후 성공적으로 복귀한 몇 안 되는 케이스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문)동주에게 심플하게 얘기해줬다. 그냥 잠만 자고 일어나면 수술이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수술 이후가 더 중요하다. 재활 과정이 아프고 힘들어도 얼마나 잘 견디느냐에 따라 복귀가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몸이 아프지 않은 김서현에게도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마음을 추스르고 스스로 다잡을 시간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해 막판부터 올 시즌 초까지 마무리로 '낙점'한 김서현에 대한 믿음을 쉽게 거두지 않았다. 결국 김서현은 '해줘야 하는' 선수이고, 지금의 고비 역시 스스로 넘어야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있을 터다.

틀리지 않은 생각이지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 다른 방식의 접근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선수에 대한 감독의 믿음은 기본적으로 자신감과 동기부여의 원천이 되지만, 선수의 멘탈이 흔들리는 현시점에선 오히려 김서현을 옥죄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마무리투수 보직에서 내려왔지만 몇 경기만에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하고, 2군으로 강등된 이후에도 재등록이 가능한 열흘을 정확히 채워 올라오는 상황은 믿음이 아닌 '조급함'으로 보일 수 있다. 흔들리는 김서현의 멘탈을 다잡기 위한 '여유'가 필요한 이유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