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1년 vs 삼성 2년…작은 차이가 최형우 행선지 갈랐다
내년 43세…KIA, 총액 더 높았지만 2년 보장 망설여
대권 노리는 삼성 과감한 투자로 타선 보강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1년'이냐 '2년'이냐.
금액이 아닌 계약 기간에서 최형우(42)의 행선지가 갈렸다. 원소속 구단인 KIA 타이거즈는 40대 중반으로 향하는 최형우의 나이를 생각한 반면, 삼성 라이온즈는 당장 내년 시즌의 우승을 노리고 과감하게 베팅했다.
삼성은 3일 "최형우와 계약기간 2년, 최대 총액 26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일주일 전부터 불을 지폈던 '최형우 쟁탈전'의 최종 승자는 삼성이었다.
KIA엔 뼈아픈 출혈이 아닐 수 없다. 최형우는 40대에 접어든 노장이지만, 2025시즌 KIA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였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133경기에서 0.307의 타율과 24홈런 86타점에 출루율 0.399 장타율 0.529, OPS(출루율+장타율) 0.928 등을 기록했다.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했다.
2024년 통합 우승 후 올해 8위로 주저앉은 KIA로선 최형우는 반드시 잡아야 할 타자였다.
박찬호를 두산 베어스에 빼앗긴 후엔 더욱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최형우의 친정팀인 삼성이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결국 최형우 영입전은 2파전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KIA는 끝내 최형우의 마음을 잡지 못했고, 또 한 명의 주력 타자를 빼앗기고 말았다.
최형우의 삼성행이 유력해질 무렵 언급된 몸값은 30억 원 이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발표된 금액은 2년 최대 26억 원으로 그에 미치지 못했다.
KIA와 삼성의 결정적인 차이는 '계약 기간'이었다. KIA는 1+1년으로, 2026년 일정 옵션을 채우면 2027년 계약이 발동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삼성은 옵션 없이 2027년까지 2년 계약을 보장했다.
KIA 관계자는 "총액 기준으로 보면 우리가 제시한 금액이 좀 더 많았다"면서 "하지만 선수가 2년 보장을 원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내년이면 43세가 된다. 올해까지 부침 없이 꾸준한 활약을 해줬다고는 하나 언제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이에 KIA는 총액을 좀 더 높이더라도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최형우는 2년 계약을 보장한 삼성으로 마음을 돌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올해에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암흑기'를 벗어난 삼성은 최형우의 영입으로 타선에 한층 힘을 싣게 됐다.
특히 삼성의 홈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 친화적 구장'이기에 최형우의 활약을 좀 더 기대해 볼 만하다.
starbury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