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승선·FA·해외진출' 선택지 앞에 선 원태인 "우승이 목표"

삼성, 비시즌 전력 보강 착착…"내년이 우승 적기"
해외 진출 의사도 피력…"도전 생각은 언제나"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개최된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삼성 원태인이 최고투수상을 수상하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2026년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원태인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삼성은 이제 '윈나우' 기조로 우승을 바라봐야 하는 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한 원태인은 해가 지날수록 성장을 거듭해 팀의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커리어 하이인 15승(6패)을 달성하며 공동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올해도 12승(4패)을 수확, 토종 투수 중 최다승을 기록했다.

원태인의 활약 속에 삼성도 2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서며 길었던 암흑기를 청산했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삼성 원태인이 역투하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원태인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 속에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팀이 더 강해졌다고 본다. 내년에도 젊은 선수들이 올해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가을 경험을 축적한 삼성은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해 전력 보강에 나섰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일찌감치 마쳤다. 올해 15승(8패)을 거둔 아리엘 후라도, '홈런왕'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을 맺었고, 강속구 투수 맷 매닝을 새롭게 영입했다.

아시아쿼터도 일본인 투수 미야지 유라를 영입했다. 삼성은 미야지를 불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도 물밑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우승 청부사' 최형우 영입을 눈앞에 뒀고, 주전 포수 강민호와 잔류 협상도 순조롭다.

여기에 올해 부상으로 빠졌던 불펜 투수 최지광, 이재희, 김무신, 백정현 등이 차례로 복귀할 예정이어서, 올 시즌 내내 팀을 괴롭힌 마운드 불안을 털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원태인은 "(박진만) 감독님께서도 이번에 재계약 하시면서 우승이 목표라고 말씀하셨다. 선수들도 이제는 가을야구가 아닌 우승을 생각하면서 내년 시즌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와 원태인이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2025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베스트 배터리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리얼글러브 어워드는 KBO리그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를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선수들이 직접 투표해 수상자를 가린다. 2025.1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영혼의 단짝' 강민호에 대해서는 잔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원태인은 "민호 형에게 전화로 '절대 다른 데 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하고 있다"면서 "구단 사장님, 단장님께 민호 형을 꼭 잡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포스트시즌에서 민호 형이 없으면 안 된다는 걸 모두가 느꼈기 때문에 구단에서 잘 해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내년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다. 삼성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그는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도 숨기지 않았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야구 국가대표팀 원태인이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린 첫 소집훈련에서 몸을 풀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8,9일 체코에 이어 15,16일에 일본과의 평가전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2025.1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원태인은 "도전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있다"면서 "다만 무조건 해외에 가겠다는 생각보다 내년에 더 발전하고 해외에서도 저를 인정해 준다면 도전하고 싶다"며 "우선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활약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에서 정상급 선수들이 집결하는 WBC는 해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다.

야구대표팀 승선이 유력한 원태인은 예년보다 빠르게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는 "평소보다 2∼3주 일찍 훈련을 시작했다"면서 "이번에는 따뜻한 곳(사이판)으로 캠프를 보내주시는 등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부담감이 있지만,증명해야 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서 잘해보겠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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