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감독 "베테랑 투수 필요…더 탄탄한 마운드 구축할 것"

일본과 원정 평가전 1무 1패…사사구 23개 '과제'
석연치 않은 판정 논란에 "선수들 좋은 경험 했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일본과의 2차전 경기를 앞두고 류지현 대한민국 감독이 식전 행사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이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희망을 봤다며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류지현 감독은 17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을 만나 "이번 일본과 평가전을 뛰었던 선수들과 추가 합류할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다면 완성도 높은 대표팀이 될 것"이라며 "(선수 선발 기준에 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2026 WBC에서 같은 조에 속한 일본과 두 차례 맞붙어 1무 1패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는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11로 대패했지만, 2차전에서는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9회말 2사 후 터진 김주원의 극적인 동점 솔로포로 7-7 무승부를 거뒀다.

류 감독은 "(일부 투수가 컨디션 문제로 뛸 수 없어) 마운드를 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젊은 투수만 기용해야 해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자기 기량을 펼친 투수들을 발견해 내년 WBC 준비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격력에서도 안현민이라는 걸출한 타자를 찾은 것도 고무적"이라며 "(이번에는 빠졌지만) 대표팀에서 뛰어왔던 타자들이 합류할 때 타선이 더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2차전 경기. 대한민국 투수 배찬승이 8회초 일본공격 2사 만루때 모리시타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5.1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다만 두 경기에서 사사구 23개를 내준 투수들의 제구력은 큰 과제를 남겼다. 특히 2차전에서는 밀어내기 볼넷만 네 차례 허용하는 등 허무하게 실점을 쌓아갔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없는 데다 심판의 성향마다 다른 스트라이크존은 KBO리그보다 좁고 낮았다. 여기에 WBC 공인구는 미끄럽고 피치클록도 더 빨라졌다. 한국 투수들은 이런 변화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류 감독은 "이번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많았다. 또 도쿄돔이 주는 무게감도 분명히 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긴장되는 부분이 있다. 감독도 그런데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더 크게 느꼈을 것"이라며 "(KBO리그 공인구보다 미끄러운) 공인구 적응 부분도 있었다"고 짚었다.

이번에 뽑힌 투수의 평균 연령은 22.1세로 상당히 젊은 편이다. 구심점이 되어줄 경험 많은 베테랑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의견에 수긍한 류 감독은 "(젊어도) KBO리그에서 좋은 기량을 펼쳤던 투수들로 구성했다. 이중 국제 대회에서 (중압감을) 정신력으로 잘 이겨낸 투수도 있었다"며 "베테랑 투수가 더해지면 더 탄탄한 투수진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스트라이크존 적응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1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평가전 '2025 케이 베이스볼 시리즈(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1차전 경기. 5회초 1사 김주원 땅볼 판정에 대해 류지현 감독이 블록 버로우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11.1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2026 WBC 1라운드 경기가 펼쳐질 도쿄돔을 미리 경험했다는 것도 소득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중요한 건 이번 평가전이 아니라 WBC 본선"이라며 "선수들이 이번 경험을 토대로 다음 도쿄돔 경기 때는 홈구장에서 뛰듯 보다 편안하게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WBC에선 좀 더 경험 많은 심판들이 오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대표팀은 이날 해산했지만, 류 감독은 본격적으로 WBC 준비에 들어간다. 먼저 내년 1월 9일부터 21일까지 사이판에서 진행할 1차 캠프 소집 명단부터 짜야 한다.

류 감독은 "다음 주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사이판 캠프 소집 명단을 논의할 계획이다. 12월 초 안에는 발탁된 선수들에게 통보될 것"이라며 "준비는 12월부터 시작이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의 주문에 맞춰) 각자 몸을 잘 만들어 합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