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0.526' 문보경 "야구는 팀 스포츠…오스틴 부진 이해해"[LG 우승]
정규시즌 막판 부진 후 KS 반등…"결과적으로 윈-윈 됐다"
"어린 나이에 우승 두 번 영광…강팀 LG에서 뛰어 행운"
- 권혁준 기자
(대전=뉴스1) 권혁준 기자 = 정규시즌 막판 극심한 난조를 보였던 문보경(25·LG 트윈스)은, 한국시리즈에서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한 외인 오스틴 딘의 심정을 이해했다. 그는 오스틴을 향해 부담을 내려놓으라 했고, 결국 '통합 우승'으로 함께 웃을 수 있었다고 했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 우승을 확정했다.
KS 최우수선수(MVP)는 베테랑 김현수에게 돌아갔지만, 김현수의 뒤를 받친 문보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우승 주역이었다.
그는 KS 5경기 19타수 10안타(0.526)를 기록했다. LG가 대역전극을 일군 4차전 9회초 2사 2,3루에서 한화가 김현수와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었던 것도 문보경의 존재 덕이었다.
문보경은 5차전에선 이번 KS 중 처음으로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볼넷만 3개를 얻어냈다. 한화 투수들이 그만큼 승부에 부담을 느꼈다는 의미다.
우승 직후 취재진과 만난 문보경은 "MVP 욕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우승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안타를 못 치면서 (MVP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았다"며 웃었다.
문보경은 정규시즌 막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9월 이후 치른 18경기에서 0.148에 0홈런 3타점에 그쳤고, 하위 타순으로 조정되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휴식 후 치른 KS에선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고, 그는 타선의 핵심으로 맹위를 떨쳤다.
문보경은 "그때(9월) 잘 쳤다면 우리가 자력 우승할 수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론 팀이 우승했다"면서 "또 KS에서 사이클이 올라왔기 때문에, 결국 팀과 내가 '윈-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슬럼프로 마음고생을 겪었기에 외인 오스틴의 부진도 누구보다 이해했다. 오스틴은 이번 KS 5경기에서 20타수 1안타(0.050)에 그쳤다.
문보경은 "오스틴에게 버스 타라(무임승차)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야구는 팀 스포츠니까, 누군가가 못 하면 다른 사람이 메워주면 된다. 결과적으로 오스틴이 못 쳤어도 티 나지 않게 우승했다"고 했다.
이어 "우승했으니 이제는 다 잊고 싶다"면서 "오스틴이 내년에 그런 상황이 오면 잘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KS에선 주포지션인 3루수가 아닌 1루수로 주로 출장한 문보경은, 수비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나뿐 아니라 우리 팀 전체적으로 수비에서 앞서서 이긴 시리즈라고 생각한다"면서 "점수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주지 않는 디테일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잘 됐다"고 뿌듯해했다.
2023년 이후 2번째 우승을 맛본 문보경은 "우승의 기쁨은 그때와 지금이 똑같다"면서 "어린 나이에 두 번이나 우승하게 돼 영광스럽다. LG라는 강팀에서 뛰게 돼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시즌은 끝났지만 문보경의 휴식 시간은 길지 않다.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곧장 평가전을 준비해야 한다.
문보경은 "일단은 다른 생각 없이 푹 자고 싶다. 오늘도 7회부터 시야가 흐려질 정도였다"면서 "그래도 며칠 쉰 이후엔 나라의 부름을 언제든 받아야 한다. WBC까지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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