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사 결승타 LG 김현수 "2008년 KS 병살타 생각났지만…"[KS4]
LG 9회 6득점 폭발, 한화에 7-4 역전승
통합 우승까지 1승 남아…"편하게 이기고파"
- 이상철 기자, 서장원 기자
(대전=뉴스1) 이상철 서장원 기자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는 역시 9회 2사 이후부터였다. 극적인 한 방으로 팀을 구한 김현수(37·LG 트윈스)가 크게 포효했다.
김현수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결승타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 LG의 7-4 역전승을 이끌었다.
패색이 짙었던 LG는 김현수의 맹타에 힘입어 극적인 뒤집기를 펼쳤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 2023년 이후 2년 만에 통합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현수는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며 "한화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공이 워낙 좋았지만, 투구 수를 늘려 8회초 안에 강판시키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거라 믿었다. (박)동원이가 9회초 추격의 시동을 건 홈런을 쳐서 분위기가 살아났고, 뒤집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KS에서 매 경기 안타를 생산하며 좋은 타격감을 유지했던 김현수는 4차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1회초 삼진, 4회초 투수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6회초 중전 안타로 예열을 마쳤다.
김현수는 팀이 0-3으로 밀리던 8회초 2사 2루에서 네 번째 타석에 섰다.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던 라이언 와이스가 교체, 위풍당당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한화 팬의 함성을 유도했다.
한화로 완전히 넘어가는 분위기였는데, 김현수가 흐름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바뀐 왼손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쳐서 무득점을 깼다.
김현수의 이 적시타와 함께 LG 타선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8회말 한 점을 허용한 LG는 9회초 박동원의 2점 홈런이 터지며 3-4로 따라붙었다. 추격의 불을 지핀 LG는 한화를 압박했다.
박해민의 볼넷과 홍창기의 안타, 신민재의 내야땅볼로 2사 2, 3루가 됐고 김현수가 다시 타석에 섰다.
김현수가 아웃되면 그대로 LG의 패배로 경기가 끝날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김현수를 위한 무대였다. 김현수는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박상원의 시속 148㎞짜리 직구를 통타,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역전 결승타를 날렸다.
김현수는 결승타 상황에 대해 "특별히 노린 공은 없었다. 포크볼이 좋은 투수라는 걸 알고 있어서 타격 타이밍을 일찍 잡고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결승타 포함 안타 3개를를 몰아친 김현수는 홍성흔(101개)을 넘어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안타(102개) 단독 1위에 올랐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통산 105번째 경기를 뛰며 이 부문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수는 "결승타가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인지 몰랐다"면서 "1사 1, 2루가 1사 만루로 바뀐다면 (투수 앞 병살타로 경기가 끝났던) 2008년 KS PTSD가 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신)민재가 2사 2, 3루를 만들어줬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그래서 그때보다 여유 있고 차분하게 하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현수는 이번 KS에서 타율 0.462(13타수 6안타) 6타점 4볼넷으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KS MVP 후보로 손색없는데 정작 김현수는 "(MVP 욕심도 없고 그저 바람은) 힘든 경기하지 말고 편하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rok195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