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서 적장으로…박진만 감독 "이숭용 선배 어떻게 이길지 고민"

현대 시절 한솥밥 먹으며 우승 4회 합작…"많이 배웠다"
1~3선발 소진, 최원태 임무 막중…"잘 던져주길"

삼성 박진만 감독. 2025.10.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인천=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 나서는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현역 시절 동료에서 적장으로 만난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과 추억을 떠올렸다.

박 감독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이 감독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 현대 유니콘스에서 함께 주전으로 활약했고 1998년, 2000년, 2003년, 2004년까지 무려 4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께 맛봤다. 이른바 '현대 왕조'로 불리던 팀의 일원이었다.

박 감독은 "현대에 입단했을 때 이숭용 선배를 따라다니면서 많이 물어보고 배웠다. 내가 이 자리까지 오게끔 만들어 준 선배다. 선배 집에 찾아가서 잘 정도로 각별한 사이"라고 이 감독과 관계를 설명했다.

박 감독의 아내를 이 감독이 소개해 줬을 만큼 두 사람은 오랜 시간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 감독은 "오래된 일"이라고 웃은 뒤 "아내를 만나게 해줘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여러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신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현역 은퇴 후 프로야구 구단의 지휘봉을 잡은 두 감독은 이제 적장으로 상대에게 칼을 겨눈다.

박 감독은 "지금은 감독으로서 상대해야 한다. 개인감정은 접어두고 어떻게 하면 이숭용 감독 머리 위에서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아리엘 후라도,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를 모두 소모한 삼성은 이날 4선발 최원태를 선발로 내세웠다.

박 감독은 "가라비토가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마무리로 나가면서 1~3선발을 모두 소진해 (오늘 경기에) 4선발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원태가 시즌 중 SSG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으니 좋은 투구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투를 바랐다.

최원태 뒤에 나설 투수에 대한 질문엔 "정해놓지 않았다. 모두 대기한다. 우리 불펜이 지난 2경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운드 호투도 필요하지만 결국엔 타선이 터져야 이긴다. 삼성 타선은 홈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안타를 6개밖에 치지 못했다. 특히 2차전은 안타가 단 1개뿐이었다.

선발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이날 삼성은 이재현(유격수)-김성윤(중견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태훈(좌익수)-강민호(포수)-김헌곤(우익수)-양도근(2루수)가 선발 출전한다. 김태훈과 양도근이 선발에 포함된게 특이점이다.

박 감독은 "타격에 부침이 있어서 변화를 줬다. 상대성을 고려해 김태훈과 양도근을 넣었다. 김헌곤과 김지찬 중 누굴 넣을지 고민했는데 김헌곤이 와일드카드 때 좋은 흐름이 있어서 먼저 라인업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대해야 할 SSG 선발 미치 화이트에 대해서는 "정규시즌 때처럼 오늘도 약점을 잘 파고들어야 한다. 몇 번 경험한 투수이고 특성을 잘 알고 있기에 잘 상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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