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비 때문에"…'투수 4관왕' 노리는 폰세의 한탄[프로야구인사이트]

28일 경기 비로 순연되면서 등판 취소…추후 등판 불투명
4개 부문 1위지만 탈삼진 SSG 앤더슨에 역전 가능성

2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폰세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올 시즌 자타가 인정하는 리그 최고의 투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 앞에는 소속 팀 한화의 순위 경쟁 못지않게 외국인 선수 최초의 '투수 4관왕'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다.

그러나 4관왕이 유력한 것처럼 보였던 폰세의 도전에 변수가 생겼다. 비로 인해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 취소되면서 향후 등판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당초 폰세는 지난 28일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현재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5), 승률(0.944), 탈삼진(242개) 부문 선두에 올라 있어 이 경기에서 호투하면 사실상 4관왕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늘이 폰세의 등판을 막았다. 이날 대전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경기가 취소된 것. 박종훈 경기 감독관은 경기 개시 시간을 늦춰서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1시간을 기다려도 비가 그치지 않자 결국 취소 결정을 내렸다.

경기 전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가 취소돼도 29일 경기에 폰세가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는데, 우천 취소 후 29일 선발 투수로 정우주를 예고해 자기 말을 뒤집었다.

경기 개시 시간이 오후 2시에서 뒤로 밀리면서 폰세도 연기된 시간에 맞춰 '루틴대로' 몸을 풀었는데, 선발 투수의 등판 준비 과정상 폰세가 하루 뒤 또 몸을 풀고 등판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29일 경기 이후 10월 1일 SSG 랜더스(문학), 그리고 10월 3일 KT 위즈(수원)와 경기를 치른다. 일정상 폰세의 등판 기회는 있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포스트시즌까지 고려해 폰세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폰세는 이미 커리어 최다 이닝을 경신했다.

특히 한화가 29일 LG와 경기에서 패해 정규 시즌 2위가 확정되면, 더더욱 폰세의 등판 기회는 사라진다.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에 성공한 한화 폰세가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시상식에 참석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만약 폰세의 정규 시즌 등판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으면, 4관왕 등극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은 1위 등극이 확정적이다. 다승의 경우 공동 2위 라이언 와이스(한화)와 라일리 톰슨(NC·이상 16승)이 한 차례 더 등판할 예정이지만, 선발승을 따낸다 해도 17승의 폰세를 넘어설 수 없다. 평균자책점과 승률도 2위와 격차가 커 사실상 1위를 확정했다.

관건은 탈삼진이다. 242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폰세와 240개로 2위에 올라 있는 드류 앤더슨(SSG)과 격차는 불과 2개뿐이다.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31)이 KBO리그 역대 최소 이닝 200탈삼진을 달성했다. 앤더슨은 2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1회초 삼진 2개를 잡고 200탈삼진을 채웠다. (SSG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27/뉴스1

앤더슨은 29일 홈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앤더슨은 조기 강판의 변수가 없다면 2개 이상은 충분히 잡아낼 것으로 보인다. 앤더슨은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2경기에서 13이닝을 던지며 16개의 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앤더슨이 이날 등판에서 폰세를 넘어서고, 폰세의 추후 등판이 없다면 탈삼진왕은 앤더슨이 된다. 폰세의 역대 최초 외인 투수 4관왕 도전도 실패로 끝이 난다.

폰세의 추후 등판은 29일 LG전 결과에 달려 있다. 역전 우승 가능성이 이어져야 마운드에 설 수 있다.

한편 KBO리그에서 투수 4관왕은 국내 투수만이 이룬 대업이다. 선동열(1989~1991년)과 구대성(1996년), 윤석민(2011년)만이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서 모두 1위를 마크했다.

외국인 투수 중에선 에릭 페디가 2023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달성한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이 최고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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