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삐끗하면 '3위→7위'…혼돈의 중위권 싸움[프로야구인사이트]
8연패 수렁 롯데 선두권 밀려…SSG·NC 반등, KIA·KT 주춤
8-9위 삼성·두산도 최근 반등…PS 티켓 향방 '안갯속'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3위부터 공동 5위까지 5개 팀 간 격차는 불과 2.5게임 차. 상승세를 타면 3위를 노릴 수도 있지만, 한 번 삐끗하면 단숨에 7위까지 내려앉을 수도 있다. 프로야구 중위권 싸움이 여전히 뜨겁다.
17일 현재까지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는 팀별 108~114경기를 치러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다.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선두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더욱 뜨거운 구간은 중위권이다. 3위 롯데 자이언츠(58승4무53패)와 공동 5위 KIA 타이거즈(53승4무53패), KT 위즈(55승4무55패), NC 다이노스(51승6무51패·이상 0.500)의 격차가 2.5게임에 불과하다.
초반부터 치열하게 전개됐던 순위싸움은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어서도 좀처럼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LG와 한화를 제외하곤 포스트시즌 진출을 낙관할 수 있는 팀도 없다.
순위 싸움이 더욱 뜨거워진 배경엔 롯데의 부진이 있다. 롯데는 한때 선두권을 노리는 '3강' 중 하나였으나, 최근 9경기에서 1무8패의 깊은 부진에 빠져 있다.
롯데는 8월 들어 14경기에서 단 3승(1무10패)밖에 올리지 못해 승률이 0.205에 불과하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4.12(8위)로 크게 떨어지진 않았으나, 팀 타율이 0.205로 압도적 꼴찌다.
김민성과 전민재 정도를 제외하곤 타선이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빅터 레이예스, 황성빈, 유강남, 고승민, 윤동희 등이 모두 빈타에 허덕이고 있고,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전준우의 부상 이탈도 뼈아프다.
여기에 최근엔 굳건하던 마무리투수 김원중마저 2경기 연속 승리를 날렸다. 특히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타선이 모처럼 힘을 내며 8점을 뽑았는데, 8회 4점, 9회 1점을 내주며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무승부로 마쳤다.
또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퇴출하고 과감하게 영입한 빈스 벨라스케즈는 KBO리그 데뷔전이던 13일 한화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여러모로 꼬이고 있는 롯데의 8월이다.
이쯤 되면 롯데가 3위 자리를 이미 내줬을 법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는 추격하는 팀들도 확실한 '스퍼트'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반기 막판부터 4~5위를 유지하던 KIA와 KT는 후반기에도 '5할 회귀 본능'을 이어가고 있다. 흐름을 타는가 싶으면 미끄러지고, 위기에선 다시 연승으로 5할 승률에 복귀하는 식이다.
올 시즌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는 KIA는 대체 선수들의 활약 속에 버텨내고 있다.
다만 더 치고 나갈 수 있는 상황에서 번번이 마무리 정해영이 무너지면서 흐름이 끊겼다.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도 3경기 모두 8회 이후 역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KIA는 정해영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전상현을 대체 마무리로 기용하는 '극약처방'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KT도 윌리엄 쿠에바스와 멜 로하스 주니어 등 두 명의 '장수 외인'을 내보내는 강수를 띄웠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팀 타선을 떠받들던 안현민이 경미한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기도 하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승승장구하던 안현민이 복귀 후에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이후 순위 싸움에서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면 SSG 랜더스와 NC는 최근 흐름이 좋다. SSG는 외인 원투펀치에 강력한 불펜의 힘, NC는 타선의 흐름이 좋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SSG는 드류 앤더슨-미치 화이트의 원투펀치가 든든한 데다, 이 둘이 나오지 않는 접전 경기에선 조병현을 필두로 노경은, 이로운, 김민 등이 확실하게 막아주며 '이길 경기'는 확실히 챙긴다.
다만 상대적으로 타격이 빈약한 것이 단점으로, 더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NC는 김주원, 박건우, 최정원 등의 타격감이 좋은 데다 '이적생' 최원준과 이우성이 KIA 시절의 슬럼프를 벗어나 살아나고 있다.
SSG와는 반대로 마운드는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다. 외인 로건 앨런과 라일리 톰슨마저 '확실한 에이스'로는 부족해 경기력이 들쑥날쑥하다.
최근엔 3위 이하 5개 팀 외에도 8위 삼성 라이온즈, 9위 두산 베어스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때 9위 추락 위기를 겪었던 삼성은 지난주 롯데를 만나 2승1무를 기록하며 반등의 씨앗을 틔웠고, 조성환 감독대행의 두산은 신구조화가 어우러지며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만일 이 두 팀마저 중위권 싸움에 가세한다면 '가을야구' 향방은 더욱 안갯속으로 갈 수밖에 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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