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유망주' SSG 정동윤, 5선발 꿰차나…"기회 잡겠다"
2016년 1차 지명 장신 투수, 스위퍼 등 다양한 구종 장착
"오랜 기간 단련, 자리 안 가리고 잘 던질 것"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10년 차 투수 정동윤(28)은 '아픈 손가락'이다. 2016년 SK 와이번스(현 SS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큰 기대를 받았으나, 성장세가 더뎠다.
2019년 입대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정동윤은 2021년 SSG로 바뀐 팀에 복귀했으나, 1군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정동윤의 1군 기록은 8경기 9⅓이닝 평균자책점 3.86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 사이 팀 내 입지도 점점 축소됐다.
그러나 2025시즌을 앞두고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2024시즌 후 2군급 선수들이 주로 참가하는 마무리캠프에서 제구를 가다듬은 정동윤은 지난 1월 주전급이 몸을 만드는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에서 정동윤은 이를 악물었다. 193㎝의 큰 키를 활용해 140㎞ 후반대의 직구에 커브, 스위퍼까지 장착했다.
아쉬웠던 과거를 뒤로 하고 묵묵히 기술을 연마하는 정동윤을 이숭용 감독이 주목했고, 공석인 '5선발' 후보로 정동윤의 이름을 넣었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정동윤은 16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3⅓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이 감독을 웃게 했다.
이 경기 후 이 감독은 "(정)동윤이가 다양한 구종을 섞어 잘 던졌다. 특히 템포를 잘 조절한 것이 좋았다. 5선발 자리가 더욱 고민된다"고 힘을 싣기도 했다.
◇ 송영진·박종훈·김건우와 5선발 경쟁…"팀에 기여하고파"
정동윤은 최근 부쩍 늘어난 자신을 향한 관심이 낯설면서도 싫지 않은 기색이다. 입단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붙박이 1군 선수가 되겠다는 마음이다.
정동윤은 "앞선 등판이었던 한화전(3⅓이닝 5실점) 이후 감독님께서 '템포를 조절하자'는 말을 해주셔서 피치 클록 시간을 충분히 활용해 투구한 게 타자들의 타이밍은 흔든 것 같다. 결정구로는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났다"고 웃었다.
이어 "벌써 데뷔한 지 9년이 지났다. 선수로서 좀 늦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오랜 기간 멘털이 다져진 부분도 있다"며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야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SSG 5선발 경쟁은 치열하다. 3년 차 우완 송영진(21), 언더핸드 박종훈(34), 좌완 김건우(23)가 정동윤과 경쟁 중이다.
정동윤의 목표는 경쟁자들을 꺾고 선발진에 합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발만 고집하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1군 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면 어디든 좋다는 마음이다.
정동윤은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시니 감사하다. 그러나 선발진 경쟁을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며 "팀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자리에서든 잘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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