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에 류현진 공 받은' 이재원, 돌고돌아 배터리 호흡 맞출까
26일 불펜 포수로 나선 이재원 "류현진, 완벽한 투수"
최재훈과 주전 경쟁에서 승리해야 기회 많아질 듯
- 원태성 기자
(오키나와현(일본)=뉴스1) 원태성 기자 = 청소년 대표 시절 맺었던 인연이 19년이란 시간이 흘러 다시 이어졌다. 류현진(37)과 이재원(37·이상 한화이글스)의 이야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두 선수는 2005년 청소년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배터리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그리고 이듬해 진행된 신인 드래프트에서부터 둘의 운명은 엇갈렸다.
2006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연고지 선수를 먼저 뽑는 1차 지명 때 동산고 투수 류현진이 아닌 인천고 포수 이재원을 선택했다.
이재원은 데뷔 초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는 SK의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해 활약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한화에 지명돼 모두가 다 아는 성공 스토리를 썼다.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선수는 세월이 흘러 한화에서 다시 만났다.
류현진은 2012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11년간 활약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 한화로 '금의환향' 했다. 마침 이재원이 SSG를 떠나 한화에 입단하면서 둘은 한 팀으로 뛸 기회를 얻었다.
이재원은 지난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진행된 류현진의 불펜 투구에서 포수로 나서 직접 공을 받았다. 청소년대표 시절 이후 19년만이다.
불펜 투구 후 이재원은 "(류현진 투구를 받아본 것이)사실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친구를 떠나 류현진은 정말 완벽한 투수인 것 같다"고 극찬했다.
이재원이 바라본 류현진은 가장 큰 장점은 제구력이었다. 그는 "포수가 달라는대로 공을 뿌릴 줄 아는 투수는 거의 없는데 류현진은 그런 투수"라며 "포수 입장에서 류현진의 공을 받는 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실전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현진이가 잘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재원과 류현진이 이번 시즌 내내 한화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몸 상태만 괜찮다면 1선발 자리를 차지할 류현진과 달리 이재원은 주전 자리를 위해 팀내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냉정히 따질 때 현재 한화의 주전 포수는 최재훈(34)이다. 한화가 SSG에서 내리막길을 걷던 이재원을 영입한 이유도 최재훈의 뒤를 받칠 만한 베테랑 포수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 전담 포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상황이다. 결국 이재원이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여주며 주전 경쟁에서 승리해야 더 많은 경기에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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