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년 로드맵' 새 감독 체제로…한국도 전임 감독 부활하나
'WBC 우승' 구리야마 감독 사퇴…후임 찾기 시작
한국, WBC 참사 후 전임 감독 재도입 주장 제기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을 차지한 일본이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의 사퇴로 인해 새 전임 사령탑 체제로 '3년 로드맵'을 가동한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 야구와 수준 차이가 드러난 한국도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일본처럼 전임 감독을 선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리야마 감독은 지난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3-2로 꺾고 우승한 뒤 자진 사퇴 의사를 피력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번이 마지막 유니폼이 될 것 같다. 오늘이 감독으로서 마지막"이라며 "내일부터 난 어떤 직함도 없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일본 야구대표팀은 2021년 말부터 이어온 구리야마 감독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은 14년 만에 WBC 우승의 환희를 뒤로 하고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간다. 일본은 2013년부터 전임 감독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신임 감독에게 계약 기간 3년을 보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새 사령탑은 오는 11월 열리는 제2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6년 WBC 등을 소화하게 된다.
일본 매체는 벌써 차기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르는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산케이스포츠는 "2015년부터 7년 동안 5차례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구도 기미야스 감독을 비롯해 쓰지 하쓰히코 전 세이부 라이온스 감독, 후루타 아쓰야 전 야쿠르트 스왈로스 감독, 다카하시 요시노부 전 요미우리 감독,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이 차기 감독 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이 전임 감독을 유지하는 것은 대표팀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국제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고쿠보 히로키 전 감독을 시작으로 이나바 아쓰노리 전 감독, 구리야마 감독이 차례로 지휘봉을 잡아 2017년 WBC 4강, 2019년 프리미어12 우승, 2021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 2023년 WBC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이는 한국야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 현역 프로야구 사령탑이 대표팀까지 맡아 이번 WBC를 치렀지만, 졸전 끝에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다. 대회를 마친 직후엔 일본처럼 전임 감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팀에도 전임 감독제가 도입된 적이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안방에서 열린 2017년 WBC에서 1라운드 탈락하자 선동열 감독을 사상 첫 전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선 전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도 국회 청문회에 불려나가는 수모를 당했고 결국 계약기간을 채우지 않고 물러났다.
이후 김경문 감독이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으나 도쿄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치며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두 전임 감독의 결말이 좋지 않았고, 야구가 다른 종목과 비교해 국제 교류가 적으면서 전임 감독제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다.
KBO는 이번 WBC를 앞두고 전임 감독제를 폐지, 이강철 KT 위즈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겼다. 과거처럼 주요 국제대회에 맞춰 현역 프로야구 감독을 선임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WBC 참사를 통해 야구계의 생각이 바뀌었다. '두 집 살림'이 불가피한 현역 프로야구 사령탑이 대표팀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전임 감독제를 부활,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리며 대표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KBO와 10개 구단은 지난 16일 열린 2023년 제2차 실행위원회에서 리그 경기력과 국가대표팀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10개 구단 단장은 전임 감독제 포함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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