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라팍 열기 푹 빠진 삼성팬의 간절한 바람 "고척가고 싶어요"
- 서장원 기자

(대구=뉴스1) 서장원 기자 = 개장 후 첫 가을 야구를 연 '라팍'(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 파랗게 물들었다. 긴 암흑기를 탈출한 삼성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기 위해 전국 각지의 삼성팬들이 라이온즈파크로 모였다.
야구장을 메운 수많은 삼성팬 중 유독 눈에 띄는 여성팬이 있었다. 그가 입고 온 삼성 유니폼엔 박계범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2014년 삼성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사자군단의 일원으로 뛴 박계범은 시즌 종료 후 삼성이 영입한 FA 오재일의 보상 선수로 지명돼 두산으로 이적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두산 이적 첫 해 포스트시즌에서 친정팀을 만나게 됐다.
박계범의 유니폼을 입고 온 박수영(19)씨는 "대구에서 쭉 살았는데, 본격적으로 삼성의 팬이 된 건 작년부터다. 그때부터 삼성 경기를 많이 봤다. 유격수 포지션을 좋아하는데 박계범이 선발로 나왔을 때 경기를 봤고, 그때부터 팬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씨가 팬이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계범은 두산으로 떠났다. 박 씨는 "두산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울었다"면서 "그래도 팬심은 남아있다. 박계범이 대구 원정 경기에서 성적이 좋았는데, 잘 칠 때마다 같이 온 친구들의 눈치를 많이 봤다. 박계범이 두산가서 경기에 많이 출전하고 잘해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날 박 씨와 함께 야구장을 찾은 이효림(20)씨는 2012년부터 삼성을 응원해 온 '장수팬'이다. 이 씨는 "어릴 때 아버지가 TV로 항상 삼성 경기를 보셨다. 처음엔 보고 싶은 걸 못 봐 싫었는데, 어쩔 수 없이 같이 보다보니 나도 모르게 삼성의 팬이 됐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쭉 삼성을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왕조의 끝자락부터 최근 암흑기까지 모두 지켜본 이 씨에게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주는 감동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이 씨는 "왕조의 마지막 해가 2015년"이라며 "암흑기 끝에 다시 가을 야구를 보게되서 너무 좋다. 오늘 야구장 오는 길에 너무 긴장해서 체할 뻔했다. 우리가 경기를 뛰는 것 같았다"며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친구 김희선(19)씨는 "수험생을 둔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고 거들었다.
세 사람은 삼성이 3차전을 치르러 대구에 다시 오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박 씨는 "3차전 표를 예매하긴 했다. 그래도 오늘 이기고 잠실에서 2차전도 이겨 그대로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3차전 하는 날이 내 생일인데 그날 야구장에 오기 싫다"며 삼성이 2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모습을 그렸다.
이 씨는 "삼성이 최근 포스트시즌 경험이 적다. 반대로 두산을 보면 확실히 가을 경험이 많다는 게 느껴진다. 하지만 삼성은 왕조 DNA가 남아있다. 그 시절 경험한 선수들이 지금 베테랑이니 선수들을 잘 끌어줄 거라고 믿는다"고 승리를 기원했다.
김 씨는 "작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응원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젠 관중이 많은 곳에서 삼성을 응원하게 돼 정말 좋다. 얼마나 열기가 뜨거울지 궁금하고 설렌다. 삼성이 꼭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으면 좋겠다. 서울 올라가는 기차표도 이미 구해놨다"고 고척돔에서도 삼성을 응원하는 순간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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