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젊은 투수들이 배워야 할 '38세' 송신영이 살아가는 법

넥센 히어로즈의 선발 투수 송신영(38). /뉴스1 ⓒ News1
넥센 히어로즈의 선발 투수 송신영(38).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공의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불펜에서 선발로 변신해 3연승을 거둔 베테랑 우완 송신영(38)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신영이의 성공은 단순한 1승 이상의 메시지가 있다"면서 "젊은 투수들이 느끼는 게 있어야한다. 조상우처럼 150㎞를 뿌리는 파워피처가 아니라면 신영이 같은 경기 운영과 제구력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1999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프로 17년 차 투수 송신영은 데뷔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불펜에서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41경기에 나와 2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59의 부진한 성적을 냈고,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자신은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한때 은퇴까지 생각했던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염경엽 감독이었다. 염 감독은 송신영에게 "삼성 윤성환도 140㎞ 내외의 직구 스피드지만 제구력과 경기 운영으로 승부한다. 너 정도의 제구력이라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면서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송신영은 스프링캠프 등에서 천천히 선발 수업을 했고 지난달 19일 KIA 원정에서 2008년 이후 무려 2528일 만에 선발로 등판했다. 성공이었다. 6.2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내고 무려 3200일 만에 선발승을 챙겼다.

이후에도 2차례 선발로 등판해 모두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뽐내면서 타자들을 요리했다. 올 시즌 3경기에 선발로 나와 19.2이닝을 던져 3승에 평균자책점 0.92를 기록하고 있다. 용병 외에는 믿을만한 선발 자원이 부족했던 넥센에 송신영이 단비를 내려주고 있다.

염 감독이 송신영에게 주목한 것은 힘보다는 제구력과 안정된 경기 운영이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세게 던진다고 스피드가 더 나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좌우 타자에 맞는 볼배합과 볼끝의 무브먼트, 제구력이 공 빠르기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감독은 "신영이가 젊은 선수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분명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 윤성환이나 장원삼(삼성)의 경우도 제구력이 뛰어났기에 지금의 위치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넥센에는 강윤구(현 상무)나 문성현과 같은 좋은 재능을 갖추고도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는 투수들이 많았다.

염 감독은 "성현이도 신영이처럼 못 던지라는 법은 없다.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추고 있으나 결국 싸우는 전략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신영이의 성공은 성장하는 투수들이 분명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