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2021' 중앙부처·대기업서 女고위직 두드러진 '약진'

중앙부처 여성 고위직, 주요 기업 여성 임원 '역대 최다'
여가부, 새해 '성 평등 사회' 방점…민관 협력 강화

(인사혁신처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민관 모두 여풍이 거세다. 중앙부처의 여성 고위 공무원 수는 물론 민간 기업의 여성 임원 수가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삼성, 현대, SK, LG 등 4대 그룹 연말 임원 인사에서 '첫 여성 전무', '그룹 역사상 최다 배출' 등의 사례가 나와 눈에 띈다.

◇중앙부처 여성 고위직 '역대 최다'…과장급도 증가, 여성 관리자 확대

2019년 중앙부처 여성 고위 공무원이 전년 대비 19.6% 증가한 122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 규모다. 중앙부처 여성 고위 공무원 수는 2018년 처음 세 자릿수(102명)를 기록한 이후 19.6%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인사혁신처가 발간한 '2020 공공부문 균형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여성 공무원은 52만6000명으로 2018년(50만7000명)보다 1만9673명 증가해 전체 공무원의 47.3%였다.

특정직의 경우 외무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2018년 36.7%에서 2019년 38.9%로 2.2%p 늘어나는 등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여성 검사 비율도 2018년(30.4%) 처음으로 30%를 돌파한 후 2019년 31.0%로 늘어났다. 공공부문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도 모든 영역에서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적인 고위직 후보자인 중앙부처 본부 과장급(4급 이상) 여성 공무원은 372명(20.8%)으로 2018년인 311명(17.5%)보다 19.6% 늘었다. 향후 여성 관리자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성 지방 과장급(5급 이상)은 4325명으로 전년(3631명) 대비 19.1%,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수는 772명으로 전년(647명) 대비 19.3% 증가했다.

정부위원회 여성 참여율 역시 2019년 기준 중앙부처가 43.0%로 3년 연속 법정 기준인 40.0%를 넘어섰다. 지자체는 41.4%로 전년(39.8%) 대비 1.6%p 높아져 법정 기준을 충족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1년새 17.2% 증가…삼성·LG '역대 최다'

민간 기업에서도 여성 임원 약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0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숫자는 2019년 244명에서 2020년 286명으로 1년 사이 17.2% 증가했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수가 같은 기간 6932명에서 6871명으로 줄어들었으나 여성 임원이 40명 넘게 급증한 것이다. 여성 임원 비율 역시 3.5%에서 4.1%로 늘었다.

연말 이뤄진 4대 그룹 인사에서는 첫 여성 전무가 나오는 등 '유리천장'을 깬 여성 임원이 속속 등장했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역대 최다인 15명의 여성 임원(전무 4명·신규 임원 11명)을 배출했다. 2018년 6명, 2019년 11명, 2020년 15명으로 점점 늘어났다. LG디스플레이(김희연 전무), LG유플러스(여명희·김새라 전무) 등 2곳은 최초의 여성 전무를 배출했고,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본부 차원에서 최초의 여성 전무(윤수희 전무)를 발탁했다.

삼성전자는 8명의 신규 여성 임원을 포함한 13명의 여성 임원 승진자를 냈다. 여성 임원 승진은 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졌다. 박진영 디바이스 솔루션(DS) 설비구매그룹장, 한상숙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서비스 비즈니스팀 부팀장, 유미영 생활가전사업부 소프트웨어(SW)개발그룹장, 조인하 SENA법인장(스웨덴), 김수진 경영지원실 글로벌협력팀 전무 등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최초의 여성 전무(유미영 전무)가 나왔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여성 임원 5명이 신규 선임됐다.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1팀장 김주미 책임매니저, 기아차 북미권역경영지원팀장 허현숙 책임매니저, 현대커머셜 CDF실장 박민숙 시니어매니저, 현대건설 플랜트영업기획팀장 최문정 책임매니저, 현대건설 일원대우재건축 현장소장 박인주 책임매니저 등이다.

SK그룹은 전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되면서 그룹 전체 여성 임원 규모는 34명으로 증가했다. SK그룹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여가부, 유리천장 해소 등 성 평등 사회 중점 추진…민관 협력↑

이 같은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법령 개정, 제도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정부는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계획'(2018~2022년)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다. 이는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유리천장을 해소해 성평등을 구현하고자 정부 합동으로 공공부문 각 분야에서 5년 후 달성할 여성 고위직 목표치를 명확히 설정하고, 실질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여성대표성 제고는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와 의사결정영역에서 성별 균형 있는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며 "공공부문부터 여성 대표성을 제고해 이를 민간부문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행점검 결과 총 12개 분야 중 8개 분야에서 2020년도 목표를 조기 달성했고, 4개 분야도 92% 이상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부문에서도 여풍을 이끌어내기 위해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여가부는 성별 다양성 제고에 관심이 있는 기업과 자율협약을 맺어 여성 고위직 확대, 여성인재 육성, 일·생활 균형 등과 관련해 진단하고 컨설팅, 사후관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19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00개의 기업이 동참했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의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1명 이상 두도록 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여가부는 올해도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29일 취임한 정영애 여가부장관은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유리천장 해소와 성별 균형 성장을 도모하겠다"며 실질적 성 평등 사회 실현에 주안점을 뒀다. 정 장관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일·생활 균형 지원 제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