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쉬고 엄마는 집안일하고…'성차별 광고' 곳곳에 만연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4월 국내 광고 양성평등 모니터링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국내에서 방영되는 각종 광고에서 스토킹·불법촬영 등 여성폭력과 범죄를 희화하고 성역할 고정관념을 부추기는 성차별적 내용이 성평등적 내용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4월 국내 광고 양성평등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공중파·케이블TV, 인터넷, 극장 바이럴을 통해 방영된 광고 중 3월 한 달 간 등록된 국내 광고 457편이 그 대상이다.

국내 광고 모니터링에서 나타난 성차별적 광고 수는 총 36편으로 성평등적 광고(17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광고 품목별로는 성차별적 내용을 담은 전기·전자제품 광고가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광고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거나 남성에 대한 의존 성향을 강조하는 광고가 5건으로 나타났다. 또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광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선정적인 광고가 각각 4건으로 나타났다.

지상파의 A가전제품 광고에서는 남성이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는 반면 여성은 에어컨을 켜고 주방에서 가족의 음식을 챙기는 모습을 대비해 가사노동에 대한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상파의 B콜라겐 제품 광고는 쇼핑을 하고 돌아오던 여성이 자동차 사고를 낸 상황에서 상대 차량 남성이 화를 내다가 여성의 외모를 보고 돌아가는 장면을 보여주거나, 곧이어 남성이 구매한 제품에 엄마·누나·여동생·여자친구를 지칭하는 자막을 연결했다. 이처럼 여성이 쇼핑을 즐기고 외모를 중시·관리하는 존재라는 묘사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했다.

케이블의 C블랙박스 광고는 블랙박스 제품으로 묘사된 남성이 혼자 있는 여성운전자의 차량 위에서 갑자기 등장하거나, 남성이 두려움을 느끼고 달아나는 여성을 쫓아가며 설명하는 등, 스토킹·불법촬영 범죄를 희화하고 여성의 대상화된 모습을 강조하는 장면이 나타났다.

출연자 성비 또한 광고 품목별로 편중돼 있었다. 한 예로 화장품 품목에서는 여성비율이 89.7%로 남성(10.3%)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자동차·정유 품목은 남성비율이 66.7%로 여성(33.3%)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또 주요 등장인물의 역할을 살펴보면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여성(36.2%)보다 남성 등장인물(63.8%)이 많은 반면, 돌봄·가사노동을 하는 사람은 남성(40.8%)보다 여성(59.2%)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평원 관계자는 "최근 성차별, 불법촬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광고계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기존의 성차별을 답습하고 있다"며 "성차별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광고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평원은 4월 정기·수시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광고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ma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