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검찰·경찰 총동원해 전교조 탄압…진화위 "중대한 인권침해"
"사찰·이혼종용·불법감금·재판부로비 등 전방위 탄압"
전교조 인권침해, 국가기관 첫 인정…"공식 사과해야"
-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결성과 교사 해직 과정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진실화해위는 9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제46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국가가 전교조 참여 교사에 대해 사찰, 탈퇴종용, 불법감금, 재판부 로비, 사법처리, 해직 등 전방위 탄압을 한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전교조가 1989년 결성된 이후 33년만에 국가기관이 내놓은 첫 진실규명이다. 신청인 이부영씨 등 247명은 앞서 지난해 2월8일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진실화해위는 약 4개월 후인 5월27일 조사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번 조사에서 진실화해위는 전교조 등 1980년대 교육운동 참여 교사들에 대한 인권실태 자료를 대거 확보했다.
전교조 와해를 위해 안기부·보안사·치안본부 학원과장, 대검 공안과장, 문교부 차관과 교직국장·보통교육국장 등이 배석했다는 문서가 처음 발견됐다.
전실화해위는 국가가 전교조 결성 이전부터 사찰기구를 만들어 공무원과 학부모, 교사 가족 등 민간인까지 감시해 동향을 정보·수사기관에 제공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안기부 문건 '전교협 교직원 관계대책 추진실태와 전망' 및 보안사령관이 대통령 독대 시 보고한 '교원노조 결성추진에 따른 대처 방향' 등을 확인했다.
전교조 와해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 전 국가기관이 동원되는 과정을 안기부가 총괄·기획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무부(대검찰청)는 1989년 8월5일 전교조 가담자 본격 수사에 착수할 것을 발표하면서 전교조 문제를 공안사건화했다. 이에 검찰은 전교조 결성으로 231명을 입건하고 핵심주동자 41명을 구속했다.
1989년 8월 생산된 안기부의 '전교조 징계조치 이후 전망과 대책' 문건에는 당시 전교조 교사 징계 현황과 향후 전교조 측의 활동계획을 보고하고 문교부의 탈퇴 종용 실태와 학부모·언론 등 여론의 동향이 담겨있다.
일선 경찰청은 전교조 가입 및 탈퇴 현황을 직접 관리하기도 했다. 광주시경찰청이 '전교조 가입 및 징계현황' 표를 만들어 일일 단위로 현황을 보고받고 내용을 갱신한 정황도 이번에 밝혀졌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입수한 '전교조 대책철' '문교부 회의결과 보고' '교원노조 활동분석 및 향후대책' '교원노조, 조직복원 기도 관련 동향과 대책' 등의 문건에서는 당시 문교부가 헌법재판소와 법원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의 전방위 탈퇴 종용 과정에서 일선 경찰과 동장까지 나서 가족에게 회유와 협박을 가했으며 교사 가족에게 이혼을 요구하거나 '자살소동을 종용'하는 등 탈법 방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이에 진실화해위는 해직 교사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당시 정권 차원의 전방위적 탄압 실상이 밝혀졌다"며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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