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지원에 비혼 배제…"비혼가구 임신도 지원 받아야"

프랑스는 동거 증명서를 제출하면 난임지원

올해 2월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을 보면 2월 출생아 수는 2만7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8%(3000명) 감소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병원 신생아실의 빈 아기침대. 2018.4.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모든 형태의 출산이 동등한 대우를 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불임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법률혼 중심으로 짜인 출산 지원 정책 패러다임을 사실혼 부부를 포함한 '모든 출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비혼 가구는 각종 출산지원 정책에서 배제돼 왔다. 우리 사회에서 법적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가구의 출산은 '비정상적'이라는 편견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비혼가구 출산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그대로 녹아 있는 대표적인 정책이 난임지원이다.

법률혼 관계의 부부는 2017년 10월부터 만 44세 이하 여성의 난임 치료 시술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법률혼 부부와 달리 자녀를 갖길 원하지만 결혼하지 않은 비혼가구는 난임지원에서 배제돼 있다.

복지부는 모자보건법상 난임부부는 법률혼 관계를 의미해 비혼가구에 대한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사실혼은 중혼, 민법상 금지돼 있는 8촌 이내 근친, 대리모 등 다양한 가족문제와 얽혀 있어 비혼가구 난임지원은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비혼가구를 '문제가구'로 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극심한 저출산을 겪고 있거나 겪었던 다른 나라는 이미 비혼가구에 대한 난임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극심한 저출산 국가인 일본은 현재 비혼가구가 난임지원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저소득 비혼가구 난임지원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일본 산부인과학회도 법률혼뿐만 아니라 사실혼도 체외수정 등 난임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규칙을 바꿨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여전히 체외수정시술은 법적인 혼인관계에서 시행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출산을 극복한 나라로 뽑히는 프랑스는 동거 증명서를 제출하면 법적 혼인 상태가 아니더라도 난임지원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17년째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 미만)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저 출산율(1.05명) 및 출생아 수(35.8만명)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고 비혼가구에서 자녀를 낳기 원한다면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박춘선 한국난임가족협회장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복지는 아직 차가운 편견에 머물러 있다"며 "비혼가구가 자녀를 낳길 원한다면 그 선택도 제도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m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