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부화·도로꺼짐·자연발화…폭염이 가져온 '진풍경'
"8월 기온 평년 웃돌 가능성 40%…폭염 장기화"
- 유경선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7월의 마지막날인 3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최근 30년 관측기록에서 역대 2위인 38.3도를 기록한 가운데 전국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더위가 덮치면서 고속철도(KTX)가 서행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KTX 경부선 △광명~화성 △화성~고덕 △고덕~천안아산 △오송~신탄진 등 4개 구간에서 열차가 평소 시속인 300㎞보다 낮은 시속 230㎞ 이하로 운행 중이다. 코레일은 선로의 온도가 55도를 넘어가면 시속 230㎞로 운행하도록 세칙을 정하고 있다.
지난 24일 새벽에는 강원도 강릉시의 한 가정집에서 베란다에 둔 달걀이 자연적으로 부화했다.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는 데 필요한 35도 이상의 온도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도로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29일 밤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10교에서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폭염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각 지자체는 비슷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역별 노후 하수배관 점검에 나섰다.
서울시는 폭염으로 자동차 타이어가 변형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름 휴가철 차량 관리법을 소개했다. 서울시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타이어 공기압을 평소보다 10% 높게 잡고 충전해야 고온으로 인한 타이어 변형을 방지할 수 있다.
고온 상태가 지속되면서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도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부산의 한 아파트 창가에 있던 라텍스 베개에 직사광선이 내리쬐면서 불이 붙었다.
같은날 전남 광양에서는 배전선로 지상개폐기에 자연발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근 지역 3000여세대가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폐지 야적장에서도 자연발화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일부 주택가에서는 문이 제대로 열리거나 닫히지 않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이모씨(59)는 "며칠 전부터 대문의 잠금장치가 뻑뻑해져 문이 잘 열리거나 닫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파트와 달리 대문이 외부에 노출된 주택가에서는 금속 재질로 된 잠금장치가 열 때문에 팽창할 가능성이 크다.
더위를 피해 호텔에서 여가를 보내려는 이른바 '호캉스'(호텔+바캉스)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31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24일~7월23일) 서울의 호텔 및 레지던스 이용권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46% 늘었다.
기상청은 8월에도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월은 첫날인 1일부터 서울·춘천 39도로 시작할 전망이다. 또 기상청에 따르면 8월 기온이 평년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이 40%로 폭염 장기화에 각별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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