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끌다 결국 김병기 영장 반려…경찰 수사력·늑장수사 발목
"7차례 조사 응해 구속 필요성 부족…일부 혐의 보완"
'마무리 단계' 반복하다 시기 놓쳐…재신청 가능성 낮아
- 권준언 기자,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김민재 기자 = 검찰이 약 1년간 이어진 경찰 수사 끝에 신청된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구속영장을 반려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김 의원의 마지막 소환조사 이후 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이 걸린 점 등을 들어 구속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늑장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경찰은 수사 완결성을 높이겠다며 '마무리 단계'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그러나 사건 처분을 미룬 것이 결과적으로 신병 확보에 발목을 잡았다. 일부 혐의에 대한 보완수사까지 요구받으면서 경찰의 수사력과 신병 처리 시점의 적절성을 둘러싼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11일 서울경찰청이 신청한 김 의원의 구속영장과 관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지난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 나흘 만이다.
검찰은 김 의원이 7차례 소환조사에 응한 점과 마지막 조사 이후 영장 신청까지 약 5개월이 지난 점 등을 들어 구속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수집된 증거와 김 의원의 변소 내용을 검토한 뒤 향후 사건 처리에 대비해 일부 혐의의 증거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김 의원 관련 첫 고발장을 접수한 뒤 약 1년간 수사를 이어왔다. 김 의원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지만, 경찰이 여러 차례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히고도 완결성을 이유로 사건 처분을 미루면서 '늑장 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수사 지연 논란이 이어지자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도 지난달 25일 김 의원 사건의 수사 절차가 적정했는지 등을 심의했다. 수심위는 수사를 계속하되 한 달 안에 마무리하라고 경찰에 권고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경찰의 소환 요구에 7차례 응했다. 마지막 조사는 4월 10일 이뤄졌지만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약 5개월 뒤인 지난 7일이었다. 이처럼 마지막 조사 이후에도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처분 시점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4월 경찰은 일부 중한 혐의부터 처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경찰 지휘부는 김 의원 관련 13개 의혹을 한꺼번에 처분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일부 혐의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신병 처리는 미뤄졌다.
이 같은 판단에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나 구속영장 반려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 장기간 수사한 현직 국회의원 사건이 법원 심사 전 검찰 단계에서 제동이 걸릴 경우 경찰 수사력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검찰은 마지막 조사 이후 약 5개월이 지난 점과 김 의원이 7차례 소환조사에 응한 점 등을 근거로 구속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검찰 단계에서의 제동을 피하기 위해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려 했던 경찰의 신중론이 오히려 신병 확보의 명분을 잃게 한 것이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한 구속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동시에 일부 혐의는 증거를 추가로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향후 기소와 공소 유지 과정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는 만큼 경찰 수사 단계에서 증거를 보강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검찰의 요구 내용을 확인한 뒤 일부 혐의의 증거를 보강하고 추가 법리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구속 필요성에 대한 검찰 판단을 뒤집기 어려워 영장을 다시 신청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구속영장에 담긴 차남 취업·편입 특혜와 강선우 무소속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묵인, 금품수수 등 5개 사건과 함께 영장에서 제외된 일부 혐의도 송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혐의는 불송치할 전망이다.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반영해 이달 중 김 의원과 사건 관계자들의 처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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