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시설 아동 10명 중 2명은 경계선 지능인…맞춤 교육 사각지대
'전체 인구 14%'보다 많아…8232명 중 1660명 경계선 지능
조기 발견 중요한데…맞춤형 생애주기별 지원 어려워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일반 아동양육시설(옛 고아원·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동 10명 중 2명이 경계선 지능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적 능력이 떨어지는데 부모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중적 취약성에 놓인 아동이 많단 뜻이다.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교육·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한 아동 8323명 중 1660명(19.9%)이 경계선 지능 아동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동 중 약 20%가 경계선 지능인인 셈이다. 전체 인구의 약 14%가 경계선 지능인임을 고려할 때 평균보다도 높은 수치다. 아직 경계선 지능이 조기 발견되지 못한 아동이 많을 것임을 고려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동양육시설 내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한 지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시설 아동들을 위해서 경계선 진단 선별비, 시설 내 특화 프로그램비, 심리지원센터 이용 비용 등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경계선 지능 아동만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지원이 세심하게 이뤄지긴 힘든 여건이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 71~84 수준으로, 지적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들은 학습 속도가 느리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어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요한다.
인력 등이 법적으로 정한 최소한의 기준에 맞춰진 일반 아동복지시설에선 세심한 지원이 한계가 있다. 복지부 등은 취약계층 지원 정책에 경계선 지능 아동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정책 체계는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아동양육시설뿐만 아니라 기타 아동복지시설들에서도 경계선 지능 아동들이 다수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생활가정(그룹홈) 등 일반 아동복지시설에 입소해 생활하는 경계선 지능인의 비율이 각 시설 유형 별로 10%에 달한다.
공동생활가정에선 입소 아동 2497명 중 318명(12.7%)이, 아동보호치료시설에선 입소 아동 455명 중 55명(12.1%)이 경계선 지능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년원에 송치되진 않지만 재비행 우려가 큰 '6호 처분' 아동들이 맡겨지는 아동일시보호시설에선 입소 아동 201명 중 21명이(10.4%) 경계선 지능인이다.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한 18세 이상 29세 이하 자립준비청년이 머무는 자립지원시설에서도 입소 아동 198명 중 14%(7.1%)가 경계선 지능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계선지능 아동을 취약계층 지원 대상으로 한데 묶어 일반 시설에서 지원하는 게 아니라 별도의 정책 대상으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대 국회에선 경계선 지능인 지원 법안이 11건 발의됐으나 모두 계류 중이다.
서미화 의원은 "아동양육시설 아동 10명 중 2명이 경계선 지능 아동이라는 것은 보호아동 지원체계 안에 이미 큰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뜻"이라며 "경계선 지능인은 아동·청소년기에 조기 개입이 이뤄질수록 학습과 사회성, 자립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 관련 법안이 10건 이상 발의될 만큼 사회적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제도화는 아직 더디다"며 "조속한 입법으로 법적 정의와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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