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뇌물죄' 적용 영장 신청…檢, 보완 요구? 그대로 청구 '촉각'
경찰, 차남 급여·등록금 등 6700만 원 뇌물…직무 대가성 소명 관건
검찰, 혐의 소명·도주·증거인멸 우려 검토…청구 땐 국회 동의 절차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경찰이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법정형이 징역 7년 이상인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를 적용했다. 이는 앞서 1억 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된 강선우 무소속 의원에게 적용된 혐의(5년 이하 징역)보다 법정형이 무거운 혐의다.
검찰이 경찰 신청 영장에 대한 보완 요구를 하지 않고 청구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다만 뇌물수수 혐의는 금품이나 경제적 이익이 오간 사실뿐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까지 소명돼야 한다. 검찰이 차남에게 지급된 급여와 등록금 등을 김 의원이 받은 뇌물로 본 경찰의 판단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필요성도 함께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김 의원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경찰이 신청한 영장과 수사 기록을 검토한 뒤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의원의 차남 취업·편입 사건에 적용된 특가법상 뇌물죄는 혐의가 소명된다는 전제에서 강 의원의 배임수재죄보다 중한 혐의다.
강 의원은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됐다. 경찰은 공천이 국회의원의 공무가 아닌 정당의 당무에 해당한다고 보고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배임수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반면 김 의원에게 적용된 특가법상 뇌물죄는 수뢰액이 5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이면 7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또 강 의원은 단일 공천헌금 사건으로 영장이 청구됐지만, 김 의원 영장에는 특가법이 적용된 차남 취업·편입을 비롯해 5개 사건이 포함돼 적용된 혐의도 더 많다.
다만 뇌물죄는 돈이나 경제적 이익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공무원의 직무와 금품 사이 대가관계까지 소명해야 해 입증이 어려운 혐의로 평가된다.
김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차남의 취업·편입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차남이 취업한 업체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하는 지능형교통체계(ITS) 사업에 참여했고, 김 의원은 국토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국정감사 등 의정활동을 했다.
차남은 2022년 5월 이 업체에 입사한 뒤 이듬해 숭실대 계약학과에 편입했다. 경찰은 차남이 편입 요건을 갖추기 위해 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보고, 2년 9개월간 받은 급여와 업체가 부담한 등록금 등 6700만 원 상당을 김 의원의 국토위 의정활동에 대한 대가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 같은 경제적 이익을 김 의원이 받은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이를 김 의원의 국토위 활동에 대한 대가로 연결한 경찰 판단이 충분히 소명됐는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소명되더라도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 등 구속 필요성도 설득해야 한다. 김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으로 신원과 주거가 분명하다. 지난 1월 압수수색 당시 사용하던 아이폰을 제출했지만 비밀번호는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확보된 증거와 관련자 조사 상황 등을 토대로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사유도 따질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 사건에서는 경찰이 지난 2월 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나흘 뒤인 9일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해서도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토해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혐의 소명이나 증거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김 의원은 체포된 상태에서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이 아닌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만큼 검찰이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별도의 법정 시한은 없다. 혐의가 여러 건이고 기록도 방대한 만큼 검찰의 검토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곧바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김 의원은 정기국회 회기 중 불체포특권을 적용받는 만큼 국회 체포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회는 9~11일과 14일, 17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영장 청구와 체포동의요구서 제출 시점에 따라 표결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강 의원의 경우 지난 2월 9일 영장이 청구된 뒤 12일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됐고, 24일 찬성 164표로 가결됐다.
김 의원의 불체포 특권 포기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8일 6차 조사 출석 당시 '구속영장이 신청되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에 "구속영장이 신청될 리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