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실종 신고' 비율 서울이 3배인데…무분별한 제주 혐오글 번져
"제주 홍보 말라"…도민 유튜브에 '귤보디아' 댓글까지
"제주만의 문제 아냐…경찰 실종 대응 개선책 내놔야"
- 신은빈 기자, 강서연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강서연 기자 = 경찰의 장미란 씨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사태 여파로 과도한 지역 혐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제주를 향한 혐오는 지역 주민과 경찰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건 물론, 특정 국가나 경찰의 범행 연루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성인 실종 신고는 서울 신고율이 제주의 3배에 달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찰과 이를 걸러내지 못한 내부 시스템에 있는 만큼, 지역 혐오보다 경찰 업무체계 재정비에 힘을 써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실종 약 3개월 만에 장 씨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제주 지역을 향한 혐오성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 도민 유튜버 '뭐랭하맨'의 최근 제주 여행 동영상 댓글창은 제주 지역과 주민을 비난하는 댓글로 가득 찬 상태다. 앞서 한 이용자가 한국인 납치·감금 범죄가 일어났던 캄보디아에 제주를 빗댄 '귤보디아'(귤+캄보디아)란 댓글을 달면서 이를 옹호하는 이들이 몰려든 것이다.
댓글창에서는 '인신매매의 섬 귤보디아' '제주에 가면 납치와 살인을 당하고 자살한 걸로 위장된다' '이 사람(유튜버) 때문에 괜히 제주도 가서 죽은 사람도 있을 듯, 위험한 제주도 홍보 말라'는 등 무분별한 비방 글이 게시됐다.
제주를 넘어 특정 국가의 범죄 연관 의혹을 근거 없이 제기하는 글도 빗발치고 있다. 스레드와 엑스(옛 트위터)에서는 여러 이용자가 남긴 '무비자 입국한 중국인이 제주로 오면서 지역 경찰과의 유착이 의심된다' '제주 내 불법체류자를 추방하라'는 내용의 글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제주에서 장 씨 시신 발견 전후로 실종자 3명이 연이어 숨진 채 발견되자 시민들은 제주 지역의 실종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취지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과도한 불안은 SNS를 통해 '제주에선 실종이 일상'이라는 식의 유언비어로까지 퍼지고 있다.
다만 장 씨와 같은 성인 실종이 유독 제주에서만 두드러지게 발생한 것은 아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집계된 올해 제주의 성인 실종(가출인) 신고는 370건이다.
같은 기간 다른 지역을 보면 △서울 1만 2562건 △부산 3816건 △대구 1603건 △인천 2433건 △광주 984건 △대전 560건 △울산 431건 △세종 131건 △경기남부 1만 1337건 △경기북부 2209건 △강원 575건 △충북 697건 △충남 822건 △전북 596건 △전남 453건 △경북 952건 △경남 1363건이다.
이 수치를 각 지역 인구수 대비 비율로 비교해 보면 서울의 신고 비율이 제주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국가데이터처 통계 기준 인구 수 대비 같은 기간 서울의 성인 실종 신고 접수 비율은 0.13%, 제주는 0.05%다.
전문가들은 경찰의 부실 대응과 제주 지역 자체를 향한 비난은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경찰의 미비한 업무 체계는 신속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식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실종을 허위 종결한 담당 경찰관과 지역 경찰 자체를 향한 비난은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로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 매뉴얼에 사각지대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실무상 미흡했던 점과 내부 통제 미비점의 개선안을 명확히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많은 시민이 이번 사건을 자신의 상황에 투영하면서 제주 전체를 향한 우려로 번지는 듯하다"며 "경찰의 실종 허위 종결은 해당 경찰관이 관행적으로 저질러 온 일인지를 정확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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