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소 막아선 '올다르크'가 영웅?"…변호사비 모금·후원 움직임 논란
잔다르크 빗댄 AI 이미지 확산…황교안 "무료 변호"
전문가들 "영웅화하려면 행동 의미부터 설명돼야"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잠실 개표소 진입을 막아 이른바 '올다르크'(올림픽공원과 잔 다르크의 합성어)로 불리게 된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부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변호사비 모금과 후원 필요성을 주장하는 글이 이어지고 해당 여성을 잔 다르크에 빗댄 인공지능(AI) 이미지까지 공유되고 있다.
다만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해당 여성을 영웅시하거나 대대적으로 후원하려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다르크 모금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올다르크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경우 변호사 조력이 없으면 불리하기 쉽다"며 변호사비를 모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누리꾼은 "올다르크에게 문제 생기면 변호사비 후원하려고 미리 돈을 빼놨다"며 "강제 진입, 해산당하는 것을 막은 건데 칭찬은 못하더라도 비난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올다르크를 보호해야 한다. 도울 수 있는 만큼 돕겠다", "이 시대의 영웅", "문을 지킨 것뿐인데 왜 경찰 수사를 받아야 하나" 등 글을 남기며 해당 여성을 옹호했다.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역시 전날(17일) 해당 여성을 '애국 동지'라고 추켜세우며 "그녀가 뭘 잘못했나. 무료 변호하겠다. 다른 변호사들도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비판적인 기류도 눈에 띈다. 일부 누리꾼들은 "독립투사라도 된 줄 아느냐", "자기가 뭐라고 문을 막느냐", "개표도 끝났는데 저기가 일터인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것은 위법", "불법행위한 사람을 영웅화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등 반응을 보였다.
'올다르크'라 불리는 여성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2-1번 출입구를 몸으로 막은 A 씨다.
당시 성조기를 허리에 두른 A 씨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장 내부로 진입하려 하자 약 2시간 동안 출입을 막았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A 씨가 양손으로 출입문을 막은 모습이 퍼지면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올다르크'라는 별명을 붙이고 영웅화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A 씨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16일 핸드볼경기장에서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이 국제 경기 준비와 회계 업무 등을 위한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였으나 일부 시민들의 저지로 무산된 사안 관련해 피해 상황 및 증거 자료 분석 등을 토대로 불법행위와 수사 대상자 확인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관련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사회적 갈등 국면에서 특정 행동을 한 개인이 집단의 상징적 존재로 떠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잠잠했던 사안도 하나의 트리거(방아쇠)가 생기면 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커질 수 있다"며 "참가자들이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만들면서 이슈가 확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참정권 보장과 부실 선거 관리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 문제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 원만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인들도 이 사안을 지나치게 정쟁화하거나 시위를 부추기기보다는 참가자들이 자진 해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특정 인물을 상징화하거나 영웅화하려면 그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근거가 선행돼야 한다"며 "문을 막는 행동이 무엇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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