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로고 잡힐라"…'탱크데이' 논란에 관가도 눈치

장관 공식 일정에도 스벅 대신 다른 커피…"로고 노출 부담"
정부청사·시청·구청 안팎 이용 자제 분위기…이벤트 경품 대체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 등 광주시민단체 들이 2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천동 이마트 광주점 앞에서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OUT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6.5.21 ⓒ 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이후 정부청사와 서울시청, 자치구와 같은 관가에서도 스타벅스 이용에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기관 차원의 공식 자제령은 없지만 일상생활에서부터 장관 외부 일정과 행사 경품 선정까지 스타벅스 이용을 기피하는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 서울시청, 서울 자치구 안팎에서는 최근 스타벅스 커피를 이용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10년 차 공무원 A 씨는 "공식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논란 있는 곳에 갈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는 확실히 있다"며 "대체제가 많은데 꼭 그 브랜드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 부처 장관의 경우 최근 방송 인터뷰나 라디오 출연과 같은 외부 일정에서 스타벅스 커피 상표가 화면에 함께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커피 브랜드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와 인접한 스타벅스 매장도 평소보다 한산한 분위기였다. 정부서울청사는 행정안전부·외교부·통일부·성평등가족부·금융위원회 등 주요 중앙부처와 기관이 입주한 거점으로 평소 청사 공무원과 광화문 일대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 씨는 "점심식사 후 습관처럼 스타벅스에 갔는데 요즘은 굳이 가기 부담스러운 분위기"라며 "사무실에서도 누가 어떤 커피를 들고 오는지부터 눈에 들어온다"고 전했다.

실·국장급 이상 간부의 경우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 공개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논란이 된 브랜드에서 결제한 기록이 추후 공개될 경우 불필요한 해석을 낳을 수 있어 이용을 자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청 일대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시청 근처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데 이용률이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사람이 확 줄었다고 하더라"며 "직원들 사이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의 일부 자치구는 구청 공식 SNS 이벤트 경품으로 제공하던 스타벅스 이용권을 당분간 다른 카페 브랜드 상품권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자치구 20년 차 공무원 C 씨는 "당분간 스타벅스 이벤트 같은 것은 하지 말자고 내부적으로 논의했다"며 "국민 정서도 좋지 않으니 자제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분기에 한 번 구청 SNS 게시글에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1만~2만 원 상당의 교환권을 주는 행사가 있었는데 스타벅스 대신 다른 커피 쿠폰을 지급하자는 분위기"라며 "한 번 행사를 하면 통상 100명가량에 지급했었다"고 설명했다.

관가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 소비 취향 문제가 아니라 공적 공간에서의 상징성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5·18민주화운동이 국가폭력과 민주주의 회복 의미를 지닌 역사인 만큼 공직자가 논란이 된 브랜드를 이용하는 모습을 드러낼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차원의 이용 제한 지침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관 행사나 홍보 행사 등 업무상 구매에서는 스타벅스 이용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날 SNS를 통해 "그간 각종 국민 참여 이벤트에 커피 교환권을 활용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민주주의 역사와 사회적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 상품을 제공하지 않겠다"며 "많은 기관과 국민이 공감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정치적 해석을 떠나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사안은 조심해야 한다"며 "공식 지침이 아니라도 공직사회에서는 이런 분위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