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내서 무속인에 10억 빌려주고…신변비관 끝 자녀살해 시도
[사건의 재구성] 월 5000만원 수준 이자에 신변비관
1심서 징역 3년 6개월…가족 탄원에 항소심서 징역 2년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A 씨는 무속인 B 씨를 가게 손님으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의 인연이 깊어진 계기는 다름 아닌 '파동성명학'. A 씨는 B 씨에게 작명법의 일종인 파동성명학을 배우며 친분을 쌓았다.
B 씨는 이듬해 A 씨에게 돈을 빌리기 시작했으나 A 씨는 월 2~10부 수준의 높은 이자를 돌려주는 B 씨를 믿었다.
급기야 A 씨는 2022년쯤 약 10억 원 상당의 돈을 B 씨에게 빌려주게 됐다. 지인 4명에게 빌려 마련한 돈이었다.
그러나 2024년 4월쯤부터 B 씨는 돈을 밀리기 시작했다. A 씨는 B 씨와 함께 지인 4명에게 매월 5000여만 원 수준의 이자를 주기 위해 돈을 돌려막는 데 이르렀고 신변을 비관한 A 씨는 B 씨와 동반자살을 마음먹었다.
두 자녀의 엄마인 A 씨는 그 과정에서 남편에게 '나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 A 씨는 남편의 '자신이 없다'는 말을 듣자 인터넷으로 '부모 없이 아이만 사는 게 더 좋은지'를 검색했다. 범행 이틀 전의 일이었다.
A 씨는 B 씨와 논의 끝에 두 자녀를 살해하고 자신들도 죽겠다고 결정하고 수면제 여러 알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자살을 시도했다.
이들은 지인의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들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태지영)는 지난해 7월 23일 아동학대살해 및 자살방조미수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관련기관 5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모가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의 대상인 미성년 자녀의 생명을 빼앗으려 한 행위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고 부모에 대한 자녀의 신뢰를 배반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더욱 크다"며 "(피해 아동들에게)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정신적 상처도 장기간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 씨가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남편을 비롯한 피해 아동의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하지만 검찰과 A 씨는 1심 판결에 대해 각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합의1부(부장판사 박은영)는 지난 2월 5일 A 씨의 항소가 이유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 징역 2년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관련기관 3년간 취업 제한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친부를 비롯해 피해 아동의 가족들이 피해 아동들의 양육에 A 씨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피해 아동들 역시 A 씨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동기나 경위에 일부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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