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사건 피해자들, 국가폭력 사과 촉구 "생존자 십수 명뿐"

진실화해위, 두 차례 진실규명…국가에 권고 이행 촉구

사북사건 희생자 유가족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재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정부차원의 공식 사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마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4.14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사북 사건 46주년을 일주일 앞두고 사북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이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와 진실화해위 권고 이행을 촉구했다.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등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사북 사건 피해자의 가족인 원금자 씨는 "경찰은 지프차로 무자비하게 치고 넘어진 아버지 원일오를 그대로 타넘어 갔다갔다"며 "아버지를 치고 달아난 경찰관과 국가 어느 누구도 1980년 그날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단 한 마디의 위로도 없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피해자들이 모두 70~80대를 넘어 이제 살아남은 이들은 십수 명에 불과하다"며 국가에 진실화해위의 권고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청와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당시 사북탄광 광부였던 이원갑 사북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저와 6만여 명의 광부들은 그저 나라와 기업이 시키는 대로 일만 하고 주는 대로 임금을 받아야 했던 인권 불감의 열악하기 짝이 없는 조건에 내던져졌었다"며 "광부들과 부녀자들은 아비규환의 끔찍한 고문·폭력·성고문을 당하며 경찰서와 군부대, 교도소로 끌려다녔다. 교도소에서는 순화 교육이란 이름으로 삼청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이 아니면 더 기회가 오지 않으리라는 것은 우리 모두 생리적으로 느끼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아니면 다시 오지 못할 이 기회에 결단과 실행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사북 사건은 1980년 4월 강원 정선군 사북읍의 동원탄좌사북광업소에서 광부와 주민들이 벌였던 노동 항쟁이다. 노사정 협상을 통해 해결에 합의한 이후 계엄사령부는 광부와 주민 200여 명을 정선경찰서에 불법 구금하고 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

1·2기 진실화해위는 각각 2008년 4월과 2024년 12월 사북 사건 피해자들과 그 유족에게 사과하고 이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할 것과 재심, 기념 사업 등을 지원할 것을 국가에 권고한 바 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