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환자 5명 사망' 울산 반구대병원 관계자 검찰 고발

5년간 환자 5명 변사에도 방치…업무상과실치사 혐의
2평 독방에 지적장애인 96일간 격리하기도…직권조사 의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브리핑실에서 '보호의무 소홀로 인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폭행 사망 등 직권조사' 브리핑을 진행하는 모습. 2026.4.14 ⓒ 뉴스1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환자 간 폭행 등으로 환자 5명이 사망한 울산 반구대병원 병원 관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고 직권조사를 의결했다.

인권위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브리핑실에서 '보호의무 소홀로 인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폭행 사망 등 직권조사'에 관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고 지난달 31일 이러한 사항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합동조사팀이 반구대병원에 대해 2024년 방문조사 및 직권조사한 내용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의 이번 언론 브리핑은 이례적이다. 인권위가 개별 정신의료기관의 인권 침해 사례에 관해 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와 협력 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인권위는 지난달 직권조사를 거부한 병원 관계자 2명에게 역대 최고액인 총 1600만 원 수준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울산 반구대병원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환자 5명이 사망했다. 환자 2명은 타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사망했고 환자 2명은 원인 미상의 외상성뇌출혈 및 심정지로 사망했으며, 1명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병원은 중증도 지적장애를 가진 입원환자를 6.79㎡(2평) 크기 폐쇄병동에 최장 1151시간 45분 동안 격리하기도 했다. 격리 중 고열, 폐렴으로 인한 외진을 위해 일시적으로 격리가 해제된 시간을 제외한 총격리 시간은 2282시간 55분(96일)에 달했다.

인권위는 또 2022년 환자 간 폭행 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장소에서 촬영된 6시간 분량 CC(폐쇄회로)TV 영상에서 11건의 환자 간 폭행 정황을 추가로 발견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병원 측이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인권위는 익명결정문에 2022년 환자 간 폭행 사망 사건 당시 해당 병동에 의료 종사자가 없어 병원 측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다른 환자가 병동 간호사에게 알린 후에야 의료진이 사태를 인지했다고 적시했다.

인권위는 "그럼에도 병원장과 행정원장은 야간시간대 근무인력 추가배치 등 필요한 재발 방지 조치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았다"며 "그 결과 2024년에도 유사하게 병동 내 관리·감독이 미흡한 상태에서 환자 간 폭행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했다.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은 "인권위가 입원 직권 조사를 중대하게 여긴 이유는 피조사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상당수가 스스로 인권 침해를 주장하기 어려운 중증의 발달 장애인이라는 점 때문"이라며 "인권위가 피조사 병원의 부당 노동 행위 및 환자 보호 조치 미흡에 대해 권고했음에도 병원 측이 문제를 개선하기보다 폐쇄적·비인권적 운영 형태를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 상임위원은 "인권위는 앞으로도 정신의료기관 입원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인권기구로서 최선의 역할을 다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