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이탈 vs 수심변화"…한강 유람선 좌초 원인 놓고 서울시·운영사 이견
'분수쇼' 시간대 겹쳐 접근 가능성도…현장 조사 실시
- 이비슬 기자,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한지명 기자 = 한강 유람선 좌초 사고 원인을 두고 서울시와 운영사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는 선장에 의한 항로 이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반면 운영사는 항로 이탈이 없었으며 수심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주말 사고 선박을 반포대교 인근에서 여의도 이크루즈 선착장으로 옮기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선박 상태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8시 5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대교 인근 한강에서 이크루즈가 운영하는 유람선이 강바닥에 걸려 멈췄다. 당시 승객 359명이 탑승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객들이 약 1시간 넘게 선내에 머물러야 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는 항로 이탈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해당 유람선이 기존 운항 경로에서 벗어나 저수심 구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특히 유람선이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일에만 유람선 항로 이탈이 발생한 원인을 묻는 말에 "반포 분수쇼 이런 것 때문"이라며 "항상 다니던 길로 다녔는데 일부 이탈이 있었던 것 같다. 선장의 음주나 약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반포 달빛무지개분수는 반포대교 약 1㎞ 구간에서 음악에 맞춰 물을 낙하시키는 한강 대표 야간 명소다. 겨울철 약 4개월간의 가동 중지 기간을 끝내고 이달 15일부터 운영을 재개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반포 달빛무지개분수 운영 시간인 오후 8시·8시 30분대와 맞물린다. 이 때문에 유람선이 주말 저녁 분수 관람 수요를 의식해 분수 구간에 보다 가깝게 접근하다 저수심 구간에 들어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운영사인 이크루즈 측은 수심 변화에 따른 자연적 요인이라고 반박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항로이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강바닥에 걸려서 운행 차질이 생긴 경미한 운항 중지 상황이었다"며 "겨울철과 봄철이 갈수기라서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고 지연 논란도 도마 위에 올렸다. 사고 발생 이후 약 20여분이 지나 승객이 직접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서울시와 운영사는 선장이 자력 탈출 시도를 하다 신고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현행 '유선 및 도선 사업법'은 좌초 등으로 운항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 지체 없이 관할 지자체 등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즉시 신고 의무는 파손, 침수, 화재와 같은 긴박한 재난 상황에 해당한다"며 "처음에는 걸림의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선장이 우선 자력 탈출 노력을 해봤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영사는 전날 자체 경위서를 작성해 시에 제출했다. 시는 해당 유람선 선장이 수십 년간 한강에서 운항해 온 베테랑이었던 만큼 정확한 사고 경위가 무엇인지 추가 조사하고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면허 취소 등 중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는 "사고 원인과 법 위반 여부에 따라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의 1차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후속 대응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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