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쿠팡 대표 조사에 경찰·본인 대동 통역 모두 참여

'셀프조사' 의혹 관련 첫 경찰 출석…장시간 조사 전망
국회 연석 청문회 당시 동시통역기 착용 두고 '설전'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에서 '셀프 조사' 관련 증거인멸 등 혐의와 관련한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6.1.3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한수현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처음 출석한 경찰 조사에는 경찰 제공 통역과 로저스 대표 측의 통역이 이중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로저스 대표의 증거인멸 혐의 관련 피의자 조사에는 경찰 측이 제공하는 통역과 로저스 대표 측이 대동하는 개인 통역사가 모두 참여한다.

로저스 대표가 경찰 측이 통역을 제공함에도 개인 통역사를 대동한 것은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로저스 대표의 경찰 조사엔 미국 뉴욕주 검사 출신 미국 변호사로 알려진 변호인이 함께했다.

이 변호인은 로저스 대표가 이날 오후 1시 53분쯤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있는 서울경찰청에 출석할 때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한국어로 통역하기도 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하고 있는 모든 수사에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며 "오늘 경찰 수사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는 통역 문제를 놓고 국회와 쿠팡 간 충돌이 있었다.

청문회 첫날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로저스 대표가 대동한 개인 통역사가 질의를 윤색한다고 지적하며 동시통역기를 사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로저스 대표는 '제 통역사를 사용하겠다'고 맞섰다. 대치 끝에 로저스 대표는 한쪽 귀에 동시통역기를 착용하고 개인 통역사와도 소통하며 답변을 이어갔다.

청문회 이튿날에도 로저스 대표는 연이은 의원들의 질타에 "어제 회의록을 보니 제 답변이 완벽히 통역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제게 위증이라고 말하는데 통역사들이 제 말을 완전히 통역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날 로저스 대표는 두 차례에 걸친 출석 요구 불응 끝에 처음으로 경찰 소환조사에 응했다. 지난 1일 출국한 로저스 대표는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의 5·14일 출석 요구에 불응한 후 21일에 입국, 3차 소환일인 이날 처음 경찰에 출석했다. 보통 3차례 소환에도 불응하면 수사기관의 체포영장이 신청된다.

로저스 대표의 첫 경찰 출석인 데다 통역 과정 등을 감안하면 이날 조사는 오후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재차 출국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만큼, 경찰은 이날 최대한 많은 조사 시간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이 로저스 대표에 대해 신청한 출국정지는 검찰이 반려했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25일 발표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셀프 조사' 결과와 관련해 증거인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