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적 도발에도 징역 가능성"…독직폭행죄 폐지·개정 목소리
국회서 '독직폭행죄 입법 재설계' 토론회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체포나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나 시민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독직폭행죄를 폐지하거나 관련 법률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독직폭행은 징역형만 선고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일선 경찰관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전국현장경찰관연구모임 주최로 '수사기관의 물리력 행사 한계와 독직폭행죄의 입법 재설계' 정책토론회가 28일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열렸다.
발제를 맡은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행 독직폭행죄를 유지하기보다 이를 폐지하고 과잉 물리력 행사를 규율하는 '공무상과잉물리력행사죄(가칭)'를 신설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결과의 중대성을 반영할 수 있는 단계화된 처벌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벌금형을 선택형 또는 병과형으로 도입함으로써 경미한 사안에 대한 과도한 형벌 낙인을 방지하고 형별의 비례성과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형법상 독직폭행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로, 벌금형 규정이 없어 무죄가 아닌 경우 징역형만 선고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범행 정도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선우 광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경찰이 직무수행과정에서 독직폭행으로 피소되는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며 "현행 처벌이 무겁게 규정돼 현장에서 벌금형 추가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지역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A 경감은 "현재처럼 징역형만 유지하면 경미 사안 또는 악의적인 도발로 인한 결과도 처벌을 받게 된다"며 "벌금형이 신설되면 합의, 전후 사정 등을 종합해 유연하고 실효적인 판결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995년 일부 범죄에 대해 벌금형도 선고할 수 있도록 형법이 개정되기도 했다. 당시 선택형으로 벌금형이 추가된 범죄는 △직권남용 △공무집행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무고 등이다.
다만 독직폭행이 형사절차에서 고문을 방지하는 등 인권 보호를 위한 장치라는 점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범죄 처벌에서 그 대상을 제한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폐지는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현행규정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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