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흡연 제지에 앙심 품고 흉기 난동…'징역 10개월'[사건의재구성]

재판부 "죄질 불량·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해"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서연 기자 = 지난 9월 1일 오후 1시쯤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 거주하던 30대 남성 오 모 씨는 아파트 1층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때 같은 아파트 3층에 거주하던 40대 남성 A 씨가 오 씨에게 '담배 연기가 올라오니 흡연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오 씨는 A 씨의 말에 앙심을 품었다.

그날 저녁, 오 씨의 분노는 술기운과 뒤섞이며 점차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오후 8시 34분쯤, 오 씨는 낮에 들었던 A 씨의 말을 떠올리며 분노를 참지 못했다. 술에 취한 그는 아파트 공동 현관에서 A 씨의 집 호수가 적힌 우편함을 주먹으로 가격해 부쉈다.

그러나 오 씨의 분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우편함을 부수고도 화가 풀리지 않았던 오 씨는 그로부터 약 3시간 50분이 지난 다음 날(2일) 오전 12시 24분쯤,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집에서 총길이 약 26㎝의 주방용 칼을 손에 쥐고 집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A 씨가 거주하는 집 현관문 앞에 서서 칼로 현관문을 여러 차례 내려찍으며 "○○○호! 나오라고! 빨리 나와!"라고 복도가 울리도록 크게 소리쳤다.

오 씨는 이후에도 A 씨 집 현관문을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차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에 따라 현관문은 약 115만 5000원의 수리비가 들 정도로 심각하게 파손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성화 판사는 지난 11월 21일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동기, 수법 등을 고려했을 때 죄질이 불량하다"며 "재물손괴 범행(아파트 관리소장 관리의 우편함을 부순 행위) 피해자(아파트 관리소장)는 수사단계에서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했으나, 특수재물손괴 및 특수협박 피해자(A 씨)로부터는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오 씨는 A 씨를 위해 500만 원을 공탁했으나, A 씨는 수령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또 A 씨는 오 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탁 사실을 제한적으로만 참작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으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다수 있고, 동종 범행으로 가정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은 있는 점(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