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의자 전환' 한학자 총재 前비서실장…12시간만에 조사 종료(종합2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13시간 참고인 조사 열흘만
주말에도 통일교 주요 관계자 연이어 소환조사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전 비서실장 정원주씨가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2.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경찰이 28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전 비서실장에 대한 조사를 12시간 만에 종료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10시 14분쯤까지 정원주 전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정 전 실장은 '피의자로 전환됐는데 억울한 부분은 없는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는지', '금품 전달에 직접 가담했는지' 등 로비 의혹에 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앞서 정 전 실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찰청 청사에 출석했을 때도 묵묵부답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 지 열흘 만에 피의자로 전환됐다.

경찰은 정 전 실장에 대한 첫 조사에서도 13시간 가까이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경찰은 정 전 실장을 불러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한 총재의 구체적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10년대 초부터 올해 8월까지 10년 넘게 한 총재의 비서실장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보좌해온 인물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날 통일교 부산·울산 지회장을 맡았던 박 모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박 씨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20년 총선을 앞두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자서전을 전달하고 함께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10시 28분쯤부터 오후 7시 21분쯤까지 약 9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박 씨도 출석을 전후해 정치권 관련 의혹에 관해 묻는 취재진 질의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성탄절 이후 주말 동안 통일교 핵심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하며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날 경찰은 통일교 원로 인사에 해당하는 이 모 전 통일교 한국회장 겸 천심원 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앞서 24일과 26일에도 각각 한학자 총재에 대한 2차 접견 조사와 핵심 관계자인 윤영호 전 본부장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하는 등 주요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속한 수사의 마무리를 위해 지난 19일 한 차례 조사를 받은 전 전 장관에게 추가 출석을 통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kit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