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곳이니까"…연 매출 100억 '컴마왕' 잠적에 소비자들 당혹
[컴마왕 먹튀 의혹]② '유튜버 광고' 믿었는데…"위기 알렸어야"
- 유채연 기자,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권준언 기자 = 온라인 방송 광고 등을 통해 입지를 다져온 조립PC 업체 '컴마왕'이 지난 11월 초 갑작스럽게 잠적하면서 피해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소비자, 거래처들 사이에서 피해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컴마왕의 잠적 사실을 몰랐던 소비자들의 피해가 특히 큰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컴마왕의 업계 내 인지도와 여러 인터넷 방송인들의 광고를 믿고 제품을 구매했던 것으로 보인다. 컴마왕의 연 매출은 100억 원대로 알려지기도 했었다.
피해자 권 모 씨는 조립PC 대금으로 258만 원가량을 무통장 입금한 후 돌려받지 못한 경우다. 그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처음엔 (배송 문의) 연락조차 안 했다"며 "유명한 곳이니까 당연히 '기다리면 오겠지' 했는데 3~4일 돼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박 모 씨는 "11월 3~4일 계속 고객센터에 문의했는데, 인공지능(AI) 응답으로 '주문 번호 알려주면 추후 알려주겠습니다' 식의 내용만 날아왔다"며 "11월 5일쯤 최초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대표 잠적 의혹이 제기돼서 그걸 보고 '좀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고 인지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400만 원 피해를 보고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일부 소비자는 인터넷 방송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쳐온 컴마왕의 운영 방식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컴마왕은 2020년 7월 홍보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만든 이후 직접 유튜브를 운영했다. 이후 인터넷 방송인 등의 쇼츠 영상에 배너 광고를 다는 식으로 홍보해 왔다.
컴마왕의 잠적이 알려지던 때까지 배너 광고를 했던 한 유튜버는 소비자 문의가 폭증하자 자신의 배너 광고를 통해 컴마왕 제품을 구매했던 소비자에게 배상하겠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 유튜버는 잠적 소식이 알려진 이후 공지를 통해 '2024년 12월부터 컴마왕으로부터 배너 광고비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컴마왕의 잠적을 미리 예측할 수 있었던 징후들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컴마왕의 사무실이 입주했던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관계자는 "(컴마왕의 상황이 어려워진 지) 1년 돼간다"면서도 컴마왕 측과의 친분 때문에 제품을 납품한 업체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컴마왕 측과 10년 이상 거래하다 100만 원 이상의 피해를 본 택배원도 "예전부터 낌새는 이상했다"며 "한 달씩 (대금이) 밀리면 계속 돈을 달라고 했다. 그나마 받아서 (돈이) 덜 깨진 것"이라며 토로했다.
11월 초 폐쇄된 컴마왕 사무실 문에는 은행과 국세청을 비롯해 거래처로 추정되는 업체들이 보낸 내용증명이 붙어있었다.
컴마왕의 잠적 사실이 인터넷 커뮤니티와 방송 등을 통해 알려졌지만, 이를 접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견적 문의 글이 컴마왕 홈페이지에 올라온 상태다.
피해자 박 씨는 컴마왕 제품을 광고해 온 유튜버 등이 "부도나 폐업 위기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최초 시점부터 알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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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조립PC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컴마왕'이 먹튀 의혹에 휩싸였다. 제품 주문을 받다가 돌연 영업을 중단한 것. 고객들과 거래처의 총 파해 규모는 최대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뉴스1>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컴마왕이 잠적한 이유를 좇아, 이를 모두 세 편의 기사로 내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