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날에 입장 저지' 인권위원장, 사퇴 요구에 "인권 신장 노력할 것"
인권위 직원 77% '사퇴 찬성' 설문조사엔 "진실 알고서 얘기하라"
입장 재차 저지당해…'노동 인권' 팻말에 "정치적 구호"
- 신윤하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은 10일 인권위 안팎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와 관련, "앞으로도 국민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인권위 직원 77%가 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설문조사가 나온 것에 대해선 "진실을 알고서 얘기하라"고 반박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진행되는 2025 인권의날 기념식에 입장하려다가 시민단체에 의해 저지당했다.
인권의날 기념사를 하기로 예정된 안 위원장이 이날 오전 9시 50분쯤 행사 장소에 들어가려 하자,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자격 없는 인권위원장 안창호는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안 위원장의 입장을 막았다.
안 위원장을 지지하는 보수 시민단체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등이 공공행동에 반발하고 나섰지만, 안 위원장은 결국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굳은 표정을 한 채 돌아섰다.
안 위원장은 행사장에서 나오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저는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 모든 국민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고 나아가 인권위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가 "모든 인간에 성소수자는 있는 것이냐"라고 따지자, 안 위원장은 "포함된다"고 답했다.
이외에 '인권위 노조에서 직원 77%가 사퇴 의견을 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전 인권위원장들과 사무총장들도 사퇴하라는 목소리 내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행사장에 다시 들어가려다가 재차 공동행동에 의해 입장이 가로막혔다.
또다시 입장이 막힌 안 위원장은 '인권위 직원들 설문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공동행동 측) 팻말에 나와 있는 노동 인권이라든지, 이런 걸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팻말이 정치적 구호"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문조사 내용에 대해 "여러분들이 진실을 알고서 얘기하라"며 "국민을 위해서 제 최선을 다했고, 하나하나 다 따져놓고 보면 진실을 아는 사람은 이런 행동을 못 한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의 입장이 재차 저지당하면서 인권의날 기념식은 지연되고 있다.
한편 이충상 전 인권위 상임위원도 오전 9시 50분쯤 공동행동에 의해 행사장 입장을 저지당해 입장하지 못하고 돌아섰다. 이 전 위원은 "내 자유권을 침해하지 마라"며 반발했지만 입장하지 못했다.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사무처 직원 212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77.4%(164명)가 '퇴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 인권위원장들과 인권위원, 사무총장 등은 인권위 정상화를 위한 전면적 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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