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3일 한-캄보디아 양자회담…코리안 데스크 설치·공동부검 추진"
MOU 체결 및 경찰 파견 등 논의…'캄보디아 범죄 피해 공동대응팀' 확대 운영
- 유채연 기자, 정우용 기자
(서울·안동=뉴스1) 유채연 정우용 기자 = 한국인 대학생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범죄조직에 납치됐다 고문 끝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국제공조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에 나선다.
경찰은 내주 개최되는 국제경찰청장회의 계기에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회담을 갖고 캄보디아에 '코리안데스크' 설치와 경찰 파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사망한 대학생의 시신을 유족에게 신속히 인도하고자 경찰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캄보디아를 방문해 공동 시신 부검을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경찰청(경찰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의 국제공조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25개국 및 인터폴, 유로폴, 아세아나폴이 참석하는 국제경찰청장회의를 통해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범죄 단체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협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유 직무대행은 특히 오는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캄보디아 경찰 측과 양자회담을 갖고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대응책을 의제로 다룬다.
이 자리에서 유 직무대행은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캄보디아의 더욱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동시에 캄보디아에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및 경찰 파견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경찰청은 전했다.
코리안데스크는 현지 경찰청에 직접 파견을 가 근무하는 경찰관으로, 2012년 필리핀에 처음 설치됐다.
경찰은 또 최근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망한 대학생의 시신을 유족에게 신속히 인도하기 위해 경찰과 국과수가 합동으로 이달 내에 캄보디아 현지를 방문, 시신 부검을 추진하는 방안을 캄보디아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북경찰청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진행될 부검을 위해 경찰관 2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부검이 끝나면 시신을 국내로 이송해 장례를 치를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 박 모 씨는 지난 7월 해외 박람회 참가를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했으며, 이후 납치와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 박 씨의 출국 후 가족들은 현지로부터 납치 협박을 받았으며, 관련 전화는 조선족 말투를 쓰는 남성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박 씨 가족은 캄보디아 주재 한국 대사관과 현지 경찰에 신고했고, 박 씨는 지난 8월 8일 캄포트주 범죄 단지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박 씨의 사인을 '고문에 의한 심장마비'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른 시일 내 캄보디아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수사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국가수사본부장의 캄보디아 방문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경찰청은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올해 7월 발족한 '캄보디아 범죄피해 공동대응팀(팀장 국제협력관)'을 한층 확대·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한국인 대상 전화금융사기, 스캠 범죄, 취업사기, 감금 등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경찰청은 국제경찰기구(인터폴·아세아나폴·UNODC 등), 주요국 경찰(아세안 10개국·중국·일본 등)이 참여하는 국제공조 협의체(의장 경찰청장)를 연내에 출범하고,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납치·감금·온라인 사기 등 초국경 범죄 합동작전을 전개하는 한편, 오는 11월 예정인 인터폴 총회(11월 24~27·모로코)에서도 초국경 스캠 단지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필요성과 협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교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한국인 대상 범죄가 빈발하고 있는 지역에 경찰 영사를 확대 배치하고, 경찰청에 국제공조 수사를 위한 인력 보강(30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은 13일 오후 2시 국제협력관이 중국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찰 영사 등 15명과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해 현재 상황을 공유하고, 각국의 상황 점검 및 현지 경찰과의 협조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같은 날 오후 3시 유 직무대행 주재로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대응 및 국제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 직무대행은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해당 지역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당 나라들과의 국제 공조 및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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