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잔류 제안 뿌리친 韓직원 "미국 남고 싶은 사람 없었을 것"
"미국 나가야하는 상황 오면 생각 좀 해야할 듯" 복잡한 심경
"비자 문제 없으니 당당했는데…갑자기 구속될 줄 몰랐다"
- 신윤하 기자, 윤주현 기자, 송송이 기자, 유채연 기자
(서울·인천=뉴스1) 신윤하 윤주현 송송이 유채연 기자 = "미국에 남아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을 것 같아요."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 구금시설에 구금됐다 풀려난 장영선 씨(43·남)는 12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남아서 일하는 방안을 권유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 씨는 "다시 (미국에) 나가야 할 상황이 있으면 나가야 하겠지만 지금 아직은 생각 좀 해봐야 하겠다"며 심정을 드러냈다.
장 씨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설비 엔지니어로 일했다. 장 씨는 B1 비자를 발급받아 지난달 14일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비자 문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걱정이 된다"며 "비자가 B1 비자 받기도 힘들지만 (주재원비자인) L비자든, E비자든 받기가 쉽지 않다.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일은 계속 있으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구금 당시 상황에 대해 "9시 30분쯤 장갑차와 헬기가 대대적으로 단속을 나왔다"며 "일단 '단속하는구나' 해서 크게 생각을 안 했었다"고 설명했다.
B1 비자가 문제가 될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는 게 장 씨의 설명이다. 장 씨는 "비자 문제가 없으니 당연히 당당하게 임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구속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현지시간 기준 지난 4일 체포·구금된 한국인들은 체포 8일 만인 이날 오후 3시 20분쯤 대한항공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도착했다.
구금된 한국인들은 당초 10일 오후 2시 30분 대한항공 전세기 편으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계속 남아 일할 수 있는 방안을 알아보라며 귀국 절차를 잠시 중단시켜 귀국이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귀국일이 11일로 하루 늦춰진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근로자들이 숙련공이라는 것을 인지한 뒤,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남아 일하면서 미국 인력 교육훈련을 하는 방안과 혹은 그대로 귀국하는 방안에 대한 한국 측 의사를 물어왔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일단 귀국 절차를 중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귀국한 근로자들은 가족과 상봉한 뒤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마련한 차량을 이용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회사는 이들에게 한 달가량의 장기 휴가를 부여해 정신적·육체적 회복을 지원할 방침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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